캣닢쿠션을 처음 접한 냥카시가 보고 싶다 애써 고개를 돌리지만 앗 하는 사이에 헤롱헤롱해서 방바닥을 굴러다니면 좋겠다 마유즈미가 그거 사진 열심히 찍어놓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신차린 냥카시가 창밖으로 휙 던져버리고 마유즈미 얼굴 긁어버리면 좋겠다
냥카시 밤마다 우다다다 뛰어다니고 쓰다듬으면 할퀴고 툭하면 머리위에 올라가고 일하면 방해하고 최고급 아니면 입에 안대지만 아주 가끔 희소하게 귀여운 모습 보이는거 때문에 마유즈미가 울면서 카메라를 찾으면 좋겠다 그리고 잔상만 찍힘
마유즈미가 학교 다녀와서 가방을 여니까 휙 튀어나와서 뜨끈한 곳에 자리잡고 식빵굽는 냥카시가 보고 싶다 문제는 마유즈미는 고양이를 안기름
마유즈미 노트북에 냥카시 콜렉션 있으면 좋겠다 꼬리펑하는 냥카시 털세우고 옆으로 걷다가 넘어진 냥카시 자기 꼬리와 싸우는 냥카시 처음으로 문을 연 냥카시 샤워하는 중에 문밖에서 애옹거리는 냥카시 마유즈미 머리위에서 식빵굽고 그릉거리는 냥카시
자기 꼬리 잡으려고 빙글뱅글뛰는 냥카시(행복해짐
외동아들 둘이서 딸 쌍둥이 기르는거 보고싶다 광음조 이야기입니다ㅇㅇ뭐어 굳이 따지자면 한쪽은 정신적인 남동생이 있지만...
아카시랑 마유즈미 딸이 동화체험전에서 늑대 무찌를 사람~ 하니까 가위 들고 나가면 좋겠다
마유즈미 패션 원래 노답이라서 아카시가 아쉬워하면서도 안심하고 다녔는데 어느날 인터넷에 상담 한번 올렸다가 필사적인 리플들 덕분에 쫙 잘빠지게 입고 나가면 좋겠다 아카시 동공지진하고 막 그날 내내 열심히 가드치고 다니는데 마유즈미 존재감 없어서 평소처럼 아카시만 헌팅받고 마유즈미는 툴툴거리는 그런 평화로운 데이트 보고 싶다...
질병 이름을 아카시로 설정해서 전염병 주식회사 플레이하는 마유즈미 보고 싶다 그러다 아카시에게 들켜서 동공조임
잊혀진 사당에 모셔진 신 마유즈미와 대요괴 아카시가 연애하면 좋겠군
회색 토끼 치히로를 키우는 아카시와 빨간 고양이 세이를 키우는 마유즈미가 애완동물 까페에서 만나는게 보고 싶다
그 뭐냐 전에 봤던 리트윗처럼...고양이 세이가 토끼 치히로를 그루밍 해주는데 서로 자신이 서열상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그런거...주인끼리 우리 세이/치히로가 폐를 끼쳤습니다 하고 인사하는데 그 애완동물 이름이 주인 이름인 그런거...
서로 머리카락 만지는거 좋아하는 마유즈미랑 아카시 보고싶다 샴푸 같은거 쓰고 싶어서 바꿨더니 결국 서로 향이 바뀌어버린 그런 고통 (※아직 사귀지 않습니다)
적먹적네 결혼식 사진 저런 느낌으로 보고 싶다...마사오미를 비롯한 어른들에게 보여드릴 정석적인 결혼식 사진은 찍어놓고 그외에 여러가지 가공을 거쳐서 둘이서 보고 웃을 결혼식 사진을 따로 찍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왕 코스프레한 아카시가 드레스 입은 마유즈미를 납치하는 사진이라든가, 마유즈미 주변에 링고, 카구야, 샤사 코스프레한 아카시가 둘러싼 사진이라든가, 아카시랑 마유즈미가 유키마루타고 그 유명한 나폴레옹 명화 따라한거라든가...
마유즈미가 모기 잡느라고 한창 하던 과제도 집중못하고 손을 막 휘젓는데 아카시가 바로 코앞에서 팍! 잡아버리면 좋겠다 마유즈미 얼음
아카시가 마유즈미 발 꼼꼼히 씻겨주면 좋겠다 마유즈미 간지럽고 부끄러워서 한참 의미없는 반항을 하다가 지쳐서 늘어짐
다음날 마유즈미가 리벤지라고 아카시 발 씻겨주는데 아카시가 여유만만하면 좋겠다 그리고 마유즈미가 발을 핥기 시작한 순간 그 여유가 깨짐
대학 갓 들어가서 맥주 한두캔 마신걸로 자신의 주량에 지대한 자신감이 생겨버린 마유즈미가 자취방에서 홀짝거리다가 만취해버려서 아카시에게 전화하면 좋겠군 특히 성적인 이야기로 해서 굉장히 매니악한 XX한거까지 흘러가다가 필름 끊겨서 그대로 자버리고 다음날 폰에 남겨진 어마어마한 이력을 보고 ?!?!하고 아카시에게 전화했는데 아카시가 그저 웃으면서 주말에 뵐게요 한마디만 하고 끊으면 좋겠다 마유즈미 주말까지 불면증에 시달림 밤중에 아카시가 문따고 들어올까봐
#커피를_마셨다로_시작하는_글쓰기
커피를 마셨다. 일주일 전이라면 한 잔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잠에 굶주린 몸에 커피를 얼마나 부어봤자 미봉책에 그치지 않는다. 그래도 물을 마시듯이 커피를 마셨다. 꿈에 나올 네 얼굴을 조금이라도 오래 피하고 싶었다.
라는 식으로 시작되는 광음조 보고 싶다
아카시의 이중인격에 대한 고백을 들은 마유즈미가 자신이 보쿠시를 죽였다고 굳게 믿고 그날부터 아카시 꿈을 꾸는...
잠깐 뒤늦게 생각난건데 엑겜에서 보쿠시 태연하게 등장하고 있잖아...? 순식간에 마유즈미의 도짓코썰이 돼버렸군ㅇㅅㅇ
마유즈미가 잠자리가 사나워서 뒤척거리다가 눈을 떴는데 아카시가 꼭 껴안고 있는게 보고싶다 결국 그 상태로 폰 만지작거리다가 새벽녘에 다시 눈붙이면 좋겠다 아카시는 푹자고 일찍 일어났는데 이불속에서 마유즈미 껴안고 느적거리면 좋겠다
여름 열대야에 둘이 마유유네 자취방에서 자는거 보고싶다...마유즈미가 덥다고 아카시 밀어내니까 다음날 에어컨을 사오면 좋겠다 마유즈미가 전기세는 누가 내냐 누가 내! 하고 기막혀함ㅇㅇ
에어컨 핑계로 아카시가 전기세랑 수도세랑 기타등등 관리비를 일정비율로 부담하면 좋겠다 마유즈미가 내집인데 니가 왜 내 하고 항변했지만 아카시는 하지만 둘이 사는거랑 마찬가지잖아요 하면 좋겠다(칫솔 나란히 꽂혀있음(속옷여분있음(수저있음(커플머그컵 있음
콘돔박스 하나에 10개냐 12개냐...하여간 떨어질쯤하면 알아서 번갈아 두세박스씩 사온다는 느낌으로ㅇㅇ가계부쓰던 마유즈미가 문득 한 날짜 체크해보다가 안한 날(=아카시가 안온 날) 세는게 더 빠르다는걸 깨달으면 좋겠다
어쩌다보니 19금까지 흘러갔지만 언제나 그렇듯 커플링을 명확하게 쓰지 않은 것은 어느쪽으로 봐도 무방한 슈뢰딩거의 리버스와 리버시블 고양이같은거니까 원하는대로 생각하셔도 상관없지만 일부러 표기하지 않은 의도를 고려해주신다면 감사합니다 라는 기나긴 사족
서로 아직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영화 같이 보고 음식점에서 망설임없이 커플세트 시키고 옷이나 신발같은거 한쌍으로 맞춰서 사입고 매일매일 안부문자랑 전화하고 주말마다 만나는 마유즈미랑 아카시가 보고 싶다
마유즈미가 아카시 등에, 아카시가 마유즈미 허벅지에
키스마크랑 이빨자국 남기면 좋겠다
아카시가 오야스미 시트라는걸 알고는 직접 제작해서 마유즈미에게 보내면 좋겠다
ⓛㅅⓛ 마유즈미상이 항상 저와 잠드는 기분이면 좋겠어요
ㅍ0ㅍ;;; 필요없거든!?
>갖다버려도 항상 돌아와있음
>>사실 최소수량 천장 제작
마유즈미가 지긋지긋한 라쿠잔 사라바다 탈출! 하고 도쿄쪽 대학으로 진학했는데 라쿠잔 수학여행이 도쿄라서 마주치면 좋겠다 마유유 도주 실패
마유즈미네 2LDK에서 굴러다니던 니트 아카시가 살이 포동포동 찌면 좋겠다
광음조 논커플로 툭하면 숨겨왔던 나의 수줍은 마음~이런 상황이 연출되는 바람에 기를 쓰고 회피하려는 두사람이 보고 싶다
갑자기 아기사자 아카시랑 사육사 마유즈미가 보고 싶다 엄마가 죽어서 혼자 남은 아기 사자 아카시를 겨우겨우 키우고 났더니 몸집이 좀 커진 뒤에도 지가 새끼 때 했던거마냥 마유즈미 무릎위에 올라가려는 사자 아카시...
잊혀진 고대의 신 아카시가 소환되는 기척을 느끼고 간만에 나와보니 연금학과 학부생 마유즈미가 재료가 담긴 유리병이 안열린다고 소환한거면 좋겠다
당신은 적먹(으)로 「첫사랑」(을/를) 주제로 한 420자의 글 or 1페이지의 그림을 연성합니다. http://kr.shindanmaker.com/444945
윈터컵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은퇴식을 치뤘다.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현재 고교 농구에서 3학년은 다른 학년에 비해 적은 편이었고, 특히 라쿠잔 농구부는 무관 3명에 이어 아카시 세이쥬로, 자신의 입학 이후 상당수가 탈퇴했다고 들었다.
마유즈미 치히로도 그 중 하나였다.
그러나 나머지와 다르게 나僕는 그를 찾아냈고, 그는 나俺를 돌려놓았다. 그 과정에서 그가 받은 혹독한 대우를 생각하자면 더이상 농구부에 고개조차 돌리지 않아도 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인사도 없이 끝나는걸까. 처음 느끼는 초조한 마음에 발이 저절로 빨라졌다.
당신은 먹적(으)로 「영원보다 지금이 더 소중해」(을/를) 주제로 한 420자의 글 or 1페이지의 그림을 연성합니다. http://kr.shindanmaker.com/444945
영원한 행복
신인지 악마인지 알 수 없는 존재는 단 한명의 목숨을 대가로 제안했다. 그가 약속한 미래는 굶주리는 이가 없고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으며 그 누구의 자유의지도 침범당하지 않는, 영원한 천국이라 했다.
당연히 누구도 믿지 않았다. 종교는 사악한 악마라 규탄했고 정치는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지 계산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미소를 짓더니 손가락을 튕겼다. 그 간단한 동작으로 지구는 역사 이래 처음으로 아무도 살해당하지 않은 일주일을 보냈다. 그 어마어마한 기적을 맛본 이후로 여론은 순식간에 반전되었고 빠르게 희생양을 선출했다. 누구나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화된 판타지 세계에서 마왕으로 태어난 아이와 용사로 태어난 아이에 대한 꿈을 꿨는데 먹적으로 보고싶다
는 썰
마왕이 일종의 자연재해처럼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세계. 예언 시스템이 체계화된 현대에서는 마왕으로 예지된 아이를 어릴때부터 판별해서 특별 대우를 함. 주기적으로 연구소에서 검사도 받고ㅇㅇ보통 마왕과 용사는 한쌍으로 태어나는데 이번 용사는 그늘이라는 키워드밖에 없어서 더더욱 마왕에게 관심이 쏟아짐. 어머니를 잃은 직후 마왕으로 판정된 아카시는 그렇게 위험한 핵무기라도 다루는듯한 사람들 사이에서 자라났음. 그렇게 안정적으로 살면서 마왕으로 발현될 가능성도 안보이고 대중들도 아 그러고보니 마왕이 있긴 있었는데 싶은 정도에서 다큐멘터리가 제작됨ㅇㅇ인간극장 풍으로 아카시가 살아왔던 이야기가 쭉 나옴
교토에는 오고싶지 않았어요 친구는 다들 도쿄에 사니까... 하지만 교토로 연구소가 이전했으니까 저도 와야죠. 그래도 교토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농구도 계속 할수있고 기뻤어요
농구를 해요?
네 엄ㅁ, 어머니가 가르쳐주셨어요. 전 이러니까 시합에도 나갈수없고 농구부도 못들어갔지만요
그럼 계속 혼자했어요?
아뇨 아까 말했던 친구들이랑...스트바스에서 만났어요
대충 이런 느낌ㅇㅇ아버지는 마왕 판정이 나면서 대체 아카시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라 아예 방치하다시피한 상태고 아카시는 마왕으로 대우받는 중압감에 좀더 완벽한 모습을 보이려는 강박감을 갖고있음
당연한 이야기지만 마왕은 보쿠시고 이미 아카시 안에 있음 아카시의 정신상태가 불안해지면 겉으로 나와서 마왕으로 각성인데 아직까지는 아카시가 그걸 원하지 않아서 가만히 지켜보는중
뭐 그리고 용사는 당연히 마유즈미인데 이쪽은 발견되지 않아서 매우 평범하게 자라남
어떤 마왕이나 용사든 예지된 키워드가 여러개 있음 찾기 쉬울때도 있고 어려울때도 있고
아카시의 키워드 중 하나는 최악이었음 사람들은 이걸 지금껏 본적없는 대재앙의 예고로 받아들였고 아카시를 매우 엄격한 기준에 맞춰서 취급했음 한편 용사의 키워드는 그늘 하나 뿐이었는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마왕과 만나면서부터 의미가 생기는거였기 때문에......
마유즈미는 아카시와 만나서 조언과 코칭을 받고 농구부에서 그늘로서 활약함 마왕이니 뭐니 그런거 알게 뭐냐 이런 태도임ㅇㅇ
사실 아카시가 이렇게 패스 중계역으로 키운건 쿠로코도 있었지만 갸는 이미 남의 그림자였기 때문에ㅇㅇ
아 하나 빼먹었다 키워드에 적합한 후보자는 여럿 있고 마왕이나 용사가 될 가능성은 후보자 전원에게 있음ㅇㅇ아카시는 어머니를 잃은 직후에 확정됐고 이건 역대 기록상으로 최연소였음
쿠로코에게도 용사의 가능성이 있었지만 결국 확정된건 마유즈미로...돌아와서
다큐멘터리를 진행하면서 아카시 생일에 뭐 받고 싶냐고 제작진이 물어보자 주저하다가 윈터컵 결승이 보고싶어요 하면 좋겠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마왕으로 발현할지 모르는 일이라 아카시는 철저한 감시하에 놓여있음 라쿠잔고도 그렇고 테이코중도 유사시 아카시를 제압할수있는 시스템이 짜여져있었음 비유하자면 항상 목에 수십의 칼날이 드리워진 감각임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장소는 당연히 불가. 비행기 배 기차 버스도 타본적이 없음. 학교나 연구소를 제외하면 한번에 열명이상 만나본적은 손에 꼽히고 인간관계도 빈약함 윈터컵 결승전을 직접 관람하는건 꿈같은 소리가 아닐까...하고 5부작중 3편이 끝남
그리고 방송이 나가면서 동정 여론이 강해짐ㅇㅇ아카시가 마왕이란건 녹자흑은 알지만 청황은 걍 농구가 강한데 왜 농구부 안하지? 마왕이 뭐 어때서? 이런 생각이라서...
여튼 겉으로는 평범한 10대 소년이 매우 엄격한 통제아래 사는 모습은 여론을 움직임
에고 여기까지밖에 생각 안난다 뭐 세상은 넓고 마왕을 억지로 발현시켜서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놈들도 있겠고 윈터컵 결승전 중간이나 직후에 그 사단이 나지 않을까 싶고 마유땅이 어떻게 잘 막아줄거고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던 필름에는 찐한 키스가 찍히겠지
사랑이 세상을 구한다~(ㅇㅅㅇ)~
마유즈미가 오메가는 오메가인데 워낙 열성이라 자궁도 미성숙하고 페로몬도 안나고 히트사이클도 없고 그래서 그냥 베타처럼 살아도 무방하다고 진단받아서 약도 없이 살고 있는데 아카시랑 만난 뒤로 점점 몸이 개화되는게 보고 싶다
아카시가 워낙 극우성 알파인데다가 마유즈미와 상성이 기가막히게 잘맞아서 이렇게 쩔어주는 유전자를 놓칠 수 없다고 느낀 몸이 임신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거지
물론 본능과 이성이 같을 수는 없고 평생 베타처럼 살아온 마유즈미는 아카시랑 가까이 오래 있을수록 좋은 향이 나고 가슴이 뛰는게 생소해 미칠 지경이지만 설마 그게 자신의 몸이 오메가로서 알파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거라고는 상상도 못함 아카시도 마유즈미에게 자꾸 접촉하고 싶고 자신의 눈밖에서 벗어나면 불안하고 초조한 기분을 느끼지만 설마 알파로서 자신의 오메가를 완전히 소유하고 싶은 욕구라고 생각치도 못함
2
그리고 WC 후 교토로 돌아온 둘은 아직 시합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버림ㅇㅇ
정확히는 며칠동안 수많은 알파와 오메가 사이에서 미처 각인하지 못한 상대를 내버려뒀다는 불안감과 초조함이 호르몬을 자극해서 덜 성숙한 마유즈미의 몸이 히트사이클부터 시작해버린거
둘은 정신없이 본능만 남은채 하루 꼬박 침대에서 뒹굴었고 노팅은 셀 수도 없었음 아침에 눈을 뜨고 기묘한 충만감과 안도가 온몸을 휘감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임 둘은 암묵적으로 아무말없이 어색하게 헤어졌음
마유즈미는 병원에 갈 생각도 없었는데 일반적인 오메가라면 알파와 노콘노팅으로 떡을 쳤으면 당연히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을테지만 마유즈미는 일반적인 오메가도 아니었고 불임이나 다름없었고 베타처럼 살았으므로...
3
하여튼 그뒤로 마유즈미는 은퇴식도 졸업식도 무난하게 거치고 대학에 입학했는데 이제와서 갑자기 피곤하고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식욕이 없고 나른하고 가슴이 살짝 부풀더니 유두가 딱딱해서 옷에 쓸리기만 해도 아프고 그런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에 가봄
내과에서 이래저래 설명하니까 의사가 심각한 얼굴로 산부인과를 가보라고 추천함 하아아? 산부인과??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병원에 간 마유즈미는 임신 4개월쯤 됐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음
제가 오메가지만...열성이고...분명 예전에 불임 판정을...마유즈미가 더듬거렸음
아 열성 오메가인 분은 그런 경우가 많긴 한데 각인하거나 상성이 좋은 알파의 페로몬에 자주 노출되면 몸이 점점 성숙해지기도 합니다. 소위 말하는 기적이죠. 보아하니 첫 히트사이클에 임신한 모양인데 아직 자궁이 크지 않네요 그래도 아랫배를 살짝 눌러보시면 느껴지실겁니다
마유즈미는 여기에서 자기도 모르게 아랫배를 만졌음 최근 운동을 안해서 말랑해진 뱃살 아래로 근육과는 다른 단단한 무언가가 만져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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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이제 태반이 완성된 시기라 고비는 넘겼네요 열성 오메가 분이 첫임신에 이렇게 튼튼한 자궁이 생기는건 드문 일인데 말이죠 알파 분이랑 사이가 돈독하셨나보네요 이제 슬슬 유선이 발달하고 젖이 나오실 겁니다 블라블라 이러쿵 저러쿵
그뒤로 의사는 여러가지 주의사항을 말해줬지만 마유즈미의 머리는 포화상태라서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음 다음에는 아이 아버지랑 같이 오시라는 말을 듣긴 했는데 그뒤로 집에까지 어떻게 들어갔는지 모르겠음 마유즈미는 한참 멍하니 앉아있다가 조금씩 미래를 생각함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아카시에게 알려야하나 하는거임 물론 아이 아버지에게 아카시 말고는 다른 가능성이 없었지 아카시하고만 잤으니까ㅇㅇ하지만 이제 막 고2가 된 16살짜리에게 아버지라는 무게를 지워야 하는걸까? 겸사겸사 생각한거지만 '아카시' 라는 이름은 자신과 격이 달랐음 그런 명문가 도련님의 아이를 임신하다니 어디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도둑고양이잖아? 돈봉투를 받으면서 우리 아들에게서 떨어져라 같은 말이라도 듣는걸까
그리고 이 세계는 미혼모를 위한 제도가 잘 되어있음 왜냐면 내가 그게 좋으니까ㅇㅅㅇ)9 그래서 낙태보다는 출산이 권장되는 경향이 있고 미혼의 임신도 축하받는 분위기고 혼자서도 아이를 기르기 편한 세상임...아 좋겠다 여튼 마유즈미가 휴학하고 출산해서 혼자 애를 길러도 사실 큰 어려움은 없을거임 부모님도 놀라시겠지만 불임이었던 아들이 임신했다는 사실은 축하해주실거고 뭐 강제도 아니었고...
마유즈미는 밤새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고민한 끝에 말하지 말자고 결론을 내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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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카시는 뭘하고 있느냐...
원래 아카시는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면서 자랐음 모든 것에 완벽한 '아카시'에 걸맞는 아이로서 알파로서의 본능도 욕구도 반쯤 무시하고 반쯤 억제하면서ㅇㅇ
그런 아카시에게 마유즈미와 잔건 일생일대의 대혼란이었음 분명 자신의 오메가를 소유했다는 그 기묘한 충만감과 안도를 느꼈지만 미처 깨닫지 못했음
아카시는 자신의 이성을 믿을 수 없었고 만약 마유즈미와 둘이서만 오랫동안 있으면 그날을 재현하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마저 느낀거임ㅇㅇ
게다가 은퇴식날 만난 마유즈미가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굴자 아카시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제대로 정리하지도 못한채 졸업식까지 그렇게 어영부영 떠나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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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새학기가 시작됐고 아카시는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느라 마유즈미에 대한 생각은 가끔 했음
뭐 노팅에 각인까지 해놓고 임신까지 시켜놔서 쾅쾅 내 것이라는 도장을 찍어놓은거라 시야에 없어도 내 오메가라는 인식이 있어서 예전처럼 심한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물론 이건 본능이고 아카시로서는 자기자신의 생각이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인거임 오히려 이렇게나 오랫동안 못봤는데 괜찮은걸 보니 감정 정리가 끝나가나보다ⓛㅅⓛ! 하는데...그거아님 아닙니다...절래절래...
사실 이건 언제라도 연락할 수 있다 만날 수 있다라는 생각이 깔려있기 때문에 가능한거임 마유즈미가 연락두절이었거나 행방불명이었거나 뭐 그랬으면 당장 눈돌아가서 찾아다녔겠지...그리고 그게 실제로 일어났습니다^0^
가끔 메일로 연락하긴 했지만 점점 빈도가 띄엄띄엄해지고 답장이 안오는, 혹은 단답으로 오는 일이 늘어남. 알파로서의 본능은 점점 자신의 오메가를 두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했고 인터하이쯤 해서 아카시는 마유즈미에게 경기를 보러와달라고 했지만 정작 당일에 급한 일이 생겨서 못가겠다고 사과가 돌아옴
인터하이가 끝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교토로 돌아갔지만 아카시는 조금 더 도쿄에 머물렀음 마유즈미와 만나려고 했지만 마유즈미는 이리저리 쏙쏙 다른 핑계를 대면서 빠져나가버림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터하이가 열리는 8월이면 마유즈미는 만삭이라 누굴 만날 처지가 못 됨
7
아카시 본능은 비상경보를 울리고 있었음 분명 자신의 오메가인데 볼 수가 없다니 이건 중대한 문제임 마지막으로 만난건 3월의 졸업식이므로 이제 5개월 정도 못본 셈인데 설마 그 사이에 다른 알파라든가 여자라든가 생긴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치솟음
평소라면 이런 감정을 억눌렀겠지만 지금은 그게 안됨ㅇㅇ아카시는 독단적으로 마유즈미에게 찾아갔음 과연 신속과단
하지만 아카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게 있다면 마유즈미는 이미 4개월전부터 튈...아니 잠적할 준비를 끝내놨다는거지! 마유즈미는 이미 휴학했고 자취방은 해제했고 부모에게 입단속 해둔 채로 시골로 내려간 상태였음
외할머니와 나란히 앉아서 수박을 먹던 마유즈미는 쉴새없이 울리는 폰을 보고 들켰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미련없이 그 자리에서 폰을 물컵에 넣어서 고장내버림 아직 할부가 안끝났는데 아깝네...하는 생각을 하면서 태평하게 씨를 뱉었음
물론 도쿄의 아카시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았다면 그렇게 느긋할 수 없었을테지만...^0^
8
결국 연락두절이 되자 아카시는 자신의 능력을 총동원해서 마유즈미를 찾기 시작함 부모는 말을 맞춘대로 모른다고만 했고 대학은 휴학한지 오래였음 자취방은 해제됐고 실마리도 나오지 않았음
아카시가 계속 도쿄에 머무른다는 소식에 다른 키세키나 지인들이 만나지 않겠냐고 했지만 모조리 거절당했음
아카시는 지금 사냥감을 노리면서 근육 한올한올 팽팽하게 긴장한 한마리 사자나 다름없었음 숨을 죽이면서 조용히 다가가 다시는 도망치지 못하게 한번에 붙잡을 생각인거임 다른데 눈돌릴 여유따위는 없었음 마사오미가 못마땅하는 기색이었지만 지금의 아카시에게는 그런거도 사소하기 그지없었음
그리고 마유즈미가 언제 어디로 떠난건지 당장은 알 수 없었지만 털어서 먼지 한톨 나오지 않을리 없다고 점차 발자취가 드러나기 시작했음
9
뙤약볕이 내리쬐던 여름이 지나가고 9월이 다가오고 있었음
외할머니네 마유즈미는 시골 동네에서 반짝 유명했지만 임신한 남자 오메가가 안정을 위해 시골에 요양오는게 드문 일도 아니었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과 오며가며 인사를 주고받기도 했음
언제 낳아요?/10월 쯤에 나온대요/오 얼마 안남았구만 이거 우리집 안사람이 갖다주라던데 산모에게 좋은거라고/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잔뜩 부풀어서 거동하기도 벅찬 배를 쓰다듬으면서 마유즈미는 아카시 생각을 했음 그녀석 생일이 겨울이었던가...미부치가 호들갑을 떨면서 생일을 준비하던 기억이 남 마유즈미의 생일은 봄의 시작이었고...그리고 아이는 10월 초에 태어날 예정이었음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마유즈미는 이미 익숙해진 태동을 느끼면서 작게 미소지었음 애가 활발한게 운동을 시켜야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음
탕두부가 먹고 싶다 그거 그녀석이 좋아하던건데...그런 생각을 하면서 영차 일어나던 마유즈미는 순간 배에 심한 격통을 느끼고 주저앉았음 무의식중에 배를 감싸안고 헐떡거렸음 다리 사이가 양수로 흠뻑 젖었음 겨우 소리를 지르자 외할머니가 보고 놀라서 마유즈미를 일으켰음
급하게 차가 준비됐고 마유즈미는 병원으로 실려가면서 다짐했음 아카시에게 짐을 지우지는 않겠지만 다시 만났을 때 한대 정도는 때려도 되겠지ㅍ0"ㅍ)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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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는 드디어 시골에 도착했음 생각보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이제 곧 마유즈미를 본다는 생각에 아카시는 들떠있었음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할까 보고 싶었어요? 사랑해요? 다시는 사라지지 말아요?
마유즈미를 찾는 몇 주 동안 아카시는 드디어 자신의 감정이 뭔지 확실하게 인정했음 이건 사랑일 수 밖에 없었음 아카시는 마유즈미에게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뿐인 그런 관계를 원했음
아카시는 벨을 눌렀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음 집안에서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음 살짝 눈살을 찌푸리는 아카시에게 지나가던 동네 아주머니가 말을 걸었음
뫄뫄댁 손님이슈?
아카시는 속을 진정시키면서 예의바르게 대답했음 하나라도 아쉬운 상황이었으니까ㅇㅇ!
네 그렇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씨를 찾아왔는데요
마유즈미...아 그 댁 손주? 갸 지금 병원에 있는데
카시는 순간 굳었음 어디가 아픈걸까 이런 시골까지 내려온건 요양을 위해서인가 별별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음
혹시 무슨 병인지 아시나요?
아주머니는 손을 내저으면서 결정타를 날렸음
병은 무슨 호호호 며칠전에 출산했다카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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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오메가 병원 임신
무의식중에 날짜를 세던 아카시는 예정일이 맞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음 역산하자면 11월 중순쯤? 그때라면 둘이 관계를 가지기 한달반 전임. 물론 팔삭둥이 조산이지만 그거까지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음 날짜가 맞지 않는다고 인식하자마자 상실감과 분노가 온몸을 휘감았음 말하자면 자기 아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길렀는데 사실은 배우자가 바람을 폈고 남의 아이였다는 그런 통보를 받은 기분임
아이를 지우지도 않았고 이런 시골까지 숨어서 몰래 낳으려고 했다고? 내 아이가 아닌 남의 아이를?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지만 표정에 드러나진 않았음
소개가 늦었네요 전 마유즈미씨의 고등학교 후배입니다. 선배를 뵈러 왔는데 이렇게 엇갈려버리다니...혹시 어느 병원인지 아시나요? 아카시는 이를 악물면서 애써 웃었음 아주머니는 눈치채지 못한 모양인지 순순히 병원을 가르쳐주었음 감사합니다 하고 영혼없는 대답을 던진 아카시는 급하게 병원으로 향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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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도 오메가라면 자연분만이 가능함 하지만 마유즈미는 조금 특수한 경우였음 일단 성인이 될때까지 불임이었고 그나마도 임신할 준비가 덜 된 몸 상태에서 임신한거라 자연분만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음 진통이 계속 오는 와중에 제왕절개의 위험성이나 부작용이나 그런 이야기를 듣던 마유즈미는 창백한 얼굴로 수술 동의서에 사인하고 수술대 위에 올랐음
마취에서 깨어난 마유즈미는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았음 그새 홀쭉해진 배가 실감나지 않아서 쓰다듬자 봉합한 부분이 만져졌음 헤에...감탄사를 흘리는 마유즈미에게 간호사가 다가와서 이것저것 체크하더니 아기를 안고 왔음
따님이에요 자신의 품에 안겨주는걸 마유즈미는 엉겁결에 받아안았음 배는 그렇게 크게 불렀었는데 나온 애는 이렇게 작다고?? 마유즈미는 넋을 잃고 아기를 보았음 아직 발그레한 얼굴에 머리카락은 진한 붉은색이었고 눈매는 살짝 치켜올라갔음 이목구비가 또렷한게 벌써부터 굉장한 미인으로 자라날 듯했음 꼬물거리다가 눈을 뜨자 밝은 빨간색 눈이 반짝였음 와...그녀석이랑 진짜 똑같이 생겼네 미니 아카시잖아 마유즈미는 속으로 감탄했음 분명 자신이 낳았는데 닮은 구석이...
있나? 손가락 다섯개씩 달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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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몸을 움직이라고 지시했지만 도저히 그럴 엄두가 안났음 가능한 자주 움직이셔야 더 빨리 회복돼요 그런 말을 들었지만 죽을만큼 힘든게 라쿠잔 농구부 1군 훈련을 받던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음
모유수유를 하는거 자체는 가능하지만 양이 적어서 분유랑 병행해야했음 살짝 봉긋해진 가슴은 젖몸살 때문에 조금만 쓸려도 아팠고 열이 올라서 자다가 깨어나기도 했음 허리를 굽힐 수도 없었고 몸도 제대로 씻을 수 없었고 하여튼 애를 낳기 전에도 낳은 후에도 불편한거 투성이었지만 아기만 보면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가득했음
입을 오물거리는 아기를 천천히 쓰다듬으면서 마유즈미는 슬슬 어떻게 할지 고민했음 2학기도 역시 휴학해야겠지. 이러다가 미부치네와 같은 학년이 되겠네 아기는 외할머니가 맡아주신다고 했으니까 주말마다 내려와서 보면 될거고, 아카시에게도 연락해야겠지. 여행 일정이 있었는데 폰이 고장나서 미처 연락을 못했다고 하고...뭐 어떻게든 되겠지.
한가롭게 늦여름 햇볕을 쬐면서 마유즈미는 그렇게 앞으로의 계획을 세웠음. 그러니까 등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리기 전까지 말임
마유즈미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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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는 자신의 오메가가 남의 아이를 낳았다(고 생각하)는 그야말로 알파로서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었음 그나마 침착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건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껏 받아온 아카시로서의 교육 덕분이었음
아카시는 부드러운 미소와 친절한 태도로 간호사를 순식간에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고 지금 자리에 없는 마유즈미가 뒷뜰에서 아기와 같이 있다는 말을 들었음
어머 저기 있네요 창문으로 내려다보면서 아카시의 눈이 가늘어졌음 환자복을 입은 마유즈미는 마지막으로 봤던거보다 좀더 야위어있었음 몸의 선이 좀더 곡선적으로 변해있었고 슬슬 젖을 물리는데 익숙해진 모습은 어머니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음
그래서 더더욱 참을 수 없었음. 자신이 보지 못한 사이에 자신이 모르는 마유즈미로 바꿔버린 누군가에 대해 살의마저 느낄 정도였음 아카시는 계단을 내려와 천천히 뒷뜰로 향했음 아기를 쓰다듬는 마유즈미의 등에 아카시는 말을 건넸음
마유즈미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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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유즈미는 어깨가 확 굳어지는걸 느꼈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목소리임 방금전까지 생각하던게 전부 엉켜버렸음 그런 와중에도 무슨 바람난 아내를 잡으러 온거 같다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언뜻 떠올랐다가 가라앉았음 마유즈미는 몸을 돌리면서 무의식중에 아기를 품안에 꼭 껴안았음
안본 사이에 아카시는 훌쩍 자라있었음 키의 문제보다는 분위기나 인상같은거ㅇㅇ마지막으로 볼때만 해도 아직 앳된 티가 남아있었던거 같은데 이젠 그냥 성인이라고 해도 될거 같았음 아카시의 표정은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온화했지만 마유즈미는 알 수 있었음 저거저거 수덕전에서 눈을 도려내겠다고 했을 때 그 표정이다...!
마유즈미는 들켰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음 그래서 "누구 아이에요?" 하고 아카시가 물어보자 비꼬거나 추궁하는줄 알았음
내 애야. 생각보다 그 선언은 평탄하게 흘러나왔음 아카시는 입매를 살짝 비틀면서 다시 물어보았음
다른 한쪽은요?
이미 알고 있잖아?
아카시는 약간 웃었음 이미 알고 있다고? 자신이 아는 사람이라고? 머리속에서 별별 사람들이 다 스쳐지나갔음 그 안에는 알파도 베타도 아닌 오메가인 사람도 있었지만 그걸 알아차릴만큼 이성적인 상황이 아님
제가 아는, 누구 말이죠?
아카시는 이를 갈았음 그제서야 마유즈미는 뭔가 이상하다는걸 깨달았음 표정이 살벌하기 그지없었음 이거...진짜 무슨 바람난 아내를 잡으러 온...
그리고 갑자기 손이 뻗어와서 아기를 뺏아갔음 마유즈미는 숨을 들이삼켰음 천제의 눈을 무슨 짓에 쓰는거야! 마유즈미는 속으로 태클 걸면서 소리쳤음
뭐하는거야!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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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는 아기를 보지도 않고 마유즈미에게 시선을 고정했음
아이 아버지가 누군지 말해주세요
아카시는 생각했음 사자는 다른 무리에 들어가면 제 자식이 아닌 새끼는 모두 물어죽인다. 언뜻 예전에 읽었던 책이 스쳐지나갔음 그래버릴까? 이 아기가 없으면, 당신은 온전히 내 것이 되어줄까? 아기를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음
아카시의 그런 흉흉한 속내를, 마유즈미는 오해하고 있었음 와 이자식 기어코 내 입으로 확인 사살을 시키려고 하네 못된 놈 건방진 놈 피임도 안한 나쁜 놈 내 알파 놈 마유즈미는 숨을 들이마셨다가 멈췄다가 뒤통수를 긁었다가 바닥을 툭툭 발로 쳤다가 아랫 입술을 깨물었다가 침을 삼켰다가 별별 짓을 다했음 부끄러워 죽겠네 진짜 아오 시발 마유즈미는 속으로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치고 있었음
아카시는 물론 이 모든 행동을 상대방을 감싸는거라고 오해하고 있었음 대체 누구길래 저렇게 망설이는건지 모르겠음 생전 느껴보지 못한 기분에 휩싸였음 그리고 이윽고 마유즈미가 결심한듯 아카시를 바라보았음 입이 천천히 열리고 뭔가 튀어나오기 직전 아카시는 저도 모르게 말을 가로챘음
말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뭐?
아이 아버지는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아이는, 전 아이도 괜찮으니까, 그러니까
절 선택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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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가 생각했던건 그런거였음
마유즈미를 찾아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아카시는 아기 아버지에 대한 말은 한마디도 듣지 못했음 마유즈미가 아기를 지우지 않고 낳기를 선택했다지만 아이 아버지가 등장하지 않았다는건, 자신에게도 기회가 있는게 아닐까? 이렇게 날치기하듯이 중간에 가로채는건 제 성미에 맞지 않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마유즈미가 떠나는건 죽어도 싫었음
이것은 아카시가 선택한 최초의 타협이었음 긴장한 아카시의 눈에 마유즈미의 놀란 표정이 보였음
겨우 하룻밤 잔 주제에 이러는거, 절선택해달라는건 우습겠지만, 그래도, 당신이 좋아요. 그러니까...
아카시는 미처 말을 끝내지 못하고 입을 꽉 다물었음 마유즈미는 어...하고 볼을 긁적였음
뭐라는거야 대체. 애 아빠가 돼서는 자기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니.
그렇게 마유즈미는 무심코 츳코미를 넣어버렸음 아카시는 눈을 크게 떴음
네?
앗차 이렇게 멋대가리없이 말하려는게 아니었는데
마유즈미는 당황하면서 말을 덧붙였음
네 아이라고ㅇㅇ그 윈터컵 결승전 직후에 그거...그걸로...
아카시는 눈을 깜빡였음
날짜...안맞는데요?
마유즈미는 입을 비죽였음
팔삭둥이야. 예정보다 빨리 태어나더라니 너 보려고 그랬나보네
그제서야 아카시는 뻣뻣하게 품에 안은 아기를 내려다보았음
하? 잠깐만 뭐야 그럼 너 니 애인줄 모르고 온거야?
그제서야 무슨 오해가 생긴건지 어렴풋이 눈치챈 마유즈미가 황당해하는 소리가 들렸음 낯선 품에서도 아기는 잘만 있었음 포대기를 살짝 걷어올리자 동그란 이마 위로 붉은 머리카락이 흩어진게 보였음 감고 있던 눈을 뜨자 밝은 빨간 눈이 아카시를 올려다보았음 아기가 배시시 웃었음
아. 아카시가 멍청한 소리를 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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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도둑질은 못한다고 너랑 꼭 닮았어
그러게요 솔직히 마유즈미 선배하고는 닮은 구석이 없...왜 때리세요
방금 기억난건데 애 낳으면서 너 한대 때려주겠다고 생각했거든
그걸로 마음이 풀린다면야 몇번이든 맞아드릴게요
됐네요 니 얼굴 지금 어떤줄 알기나 해? 완전 풀어져서 헤실헤실거리고 말야 꿈에 나올까봐 무섭다 야
제 아이가 아닌줄 알았어요
...
마유즈미 선배가, 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 가정을 이루고, 행복해질거라고 생각했더니 너무 끔찍해서...
그래서 나온게 절 선택해주세요?
네
아 진짜...
...
그...말안한건 미안한데 아 진짜 네가 아무리 대단해도 그렇지 16살짜리에게 벌써부터 아빠니 뭐니 할수도 없고...
선배도 아직 18살밖에 안됐는데요
그래도 난 성인이잖아
그리고 엄마가 되기에도 아직 이르죠. 아야
됐고 이제 그만 돌려줘
싫어요
하아?
아기와 처음으로 마주친 아버지의 감동과 행복을 빼앗지 말아주시죠 마유즈미 선배
벌써부터 아버지 타령은...아 그런데 계속 선배라고 부를거냐? 졸업한지도 한참 됐는데
그럼 치히로?
...갑자기 요비스테라니 대체 몇단계를 뛰어넘는거야?
미리 익숙해지는 편이 낫지 않나요?
뭘 익숙해져 뭘... ...그럴 일 없어
그럴 일이라뇨? (웃음)
...내 성을 갈아치울 일은 없을거라고
그럼 제 성을 가는건 괜찮나요?
안돼 그거도 안돼
뭐 그건 천천히 생각해볼 문제네요 ...고마워 치히로
뜬금없이 뭐가
낳아줘서 고마워
...
치히로는 내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지만. 그게 내게는 최고의 선물이었어. 아 정정하지. 이 아기가 최고의 선물이니까 그건 두번째로.
뭔가 감동 비스무리한게 올라오다가 말았는데
하하
그러고보니 낼모레 개학이잖아. 너 계속 나 찾았어?
물론이지
인터하이는?
걱정해주는거야? ...치히로가 없어서 아쉬웠어
...못간건 미안
내년에 오면 되니까 괜찮아. 언제 퇴원해?
이제 곧...너 아까부터 말이 짧다?
선배가 아니라고 한건 치히로인데?
진짜 한마디도 지지않네 너
싫어?
...아니
사랑해
...
...
나도
19 후일담 1
마사오미는 뒷목잡고 쓰러질뻔했음 지금까지 말 잘듣고 공부 잘하는 착한 아들이 어느날 갑자기 사고쳤다고 아기를 안은 멀대만한 남자오메가와 손잡고 들어와서 결혼하겠다고 통보했으니 그럴만도 함
여름방학 내내 그모양 그꼴이었던게 쟤를 찾으려고 그랬나봄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제일 먼저 올라간다더니 이럴 줄 알았으면 교토로 보내지 말걸...! 시오리 당신이 보고 싶소...! 마사오미는 뭘 말해도 절대 안된다고 반대할 각오를 했지만 손녀딸 안아보세요 한마디에 그 굳은 각오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음 낯선 사람 품에서도 까르르 웃는 아기는 그렇게 할아버지의 심장을 궤뚫어버렸음
아이 이름은?
시유리 詩百合에요. 어머니 이름에서 시詩를 따오고 제 이름의 십十과 치히로의 천千 사이의 백百으로
좋은 이름이구나
아카시는 시오리 닮았으니 아카시 닮은 딸은 시오리를 닮았겠지. 딸 이름은 십이랑 천 사이의 백을 넣는다는 익명사이트 썰에서 아이디어를 따왔습니다/
20 후일담 2
어머 세이쨩 그 사진 뭐야? 친척 애? 세이쨩 판박이네
아 시유리? 많이 닮았지?
여자애구나? 이름도 얼굴도 예쁘다!
응. 고마워
여자애면 농구는 못하려나 끄억
왜 못하지? 벌써부터 농구공을 보면 굴리고 있다고. 장래가 아주 기대돼
온화하게 웃는 아카시를 보면서 미부치는 여자(?)의 감에 경종이 울리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21 후일담 3
마유즈미. 이따 소개팅 있는거 한명이 볼일있다고 빠졌는데 대신 안갈래?
난 패스
야아 이번 여자들 진짜 이쁘단말야
어차피 오메가인 난 미끼잖아?
이런 들켰나. 그러니까 시간 좀 내줘라
제시간에 못 들어가면 딸이 울어서 안돼 먼저 간다
...뭐? ....뭐?!?!?!?
22 후일담 4
시간을 좀 건너뛰어서 아카시의 졸업을 축하하러온 사람들은 청첩장을 받고 하나도 빠짐없이 굳어버렸음
좀 더 빨리 결혼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졸업은 해야하지 않겠냐고 치히로가 말했거든. 사실 좀 더 여유있게 준비할 예정이었지만 아무래도 배가 부르기 전에 하는게 모양새가 좋지 않을까 하고 ⓛ▽ⓛ
마유즈미 슬슬 취업 걱정하던 어느날 천둥번개치고 비가 세게 내려서 정전 때문에 일찍 자야하나 고민하는데 문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서 나가보니 아카시가 홀딱 젖은채로 죄송하지만 하룻밤 신세져도 될까요 하면 좋겠다 마유즈미가 졸업한 이후로 처음 보는거임ㅇㅇ그동안 연락도 없었고 소문으로나 가끔 들었을 뿐임ㅇㅇ예전에 신형으로서 훈련 받으면서 가끔 묘한 분위기가 됐지만 지금와서는 그냥 어린날의 치기나 혼자만의 착각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아득함 하여튼 밤중에 이렇게 처량한 신세의 후배를 그대로 내쫓을만큼 모진 인간도 아니고 마유즈미는 아카시를 집안으로 들임 샤워하고 마유즈미의 옷으로 갈아입었는데 그새 키가 좀 컸는지 그렇게 헐렁하지는 않았음 주섬주섬 이부자리 까는 마유즈미를 보면서 아카시는 아무것도 묻지 않으시네요 하고 한마디 던짐 잠깐 멈칫하던 마유즈미는 딱히 궁금한거도 아니고...얼버무림. 사실 궁금하긴 한데 그걸 물어볼만큼 내가 저 녀석 인생에 관여해도 되는 존재인가 아니 이렇게 침범당한 이상 이미 그런 관계가 되어버린거 같지만...하고 속으로 독백을 쏟아내고 있음 사실 당황한게 맞긴 한데 포커페이스라 잘 안드러나는거ㅇㅇ그렇게 둘은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를 두고 잠들었고 마유즈미는 평소보다 일찍 잠든 탓인지 아직 컴컴한 새벽녘에 어렴풋이 잠에서 깸 아니면 옆에서 느껴지는 인기척 때문일지도 모름 부스럭거리는 소리로 짐작컨데 아카시는 아직 덜말랐을게 분명한 자신의 옷을 입고 있음 뭐야 저녀석 아직 날도 밝지 않았는데 왜...하다가 문득 깨달음 인사도 하지 않고 일찍 나가버리려는건가 하고ㅇㅇ좀 괘씸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깨어난 시늉을 하기도 멋쩍기 그지없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카시가 자기 옆에 다가온걸 깨달음 선배 마유즈미 선배 ...치히로 그 억양은 마치 그 옛날 금색의 눈을 가진 어린 주장을 생각나게 했음 치히로 오늘 고마웠어 그리고 미안해 그렇게 한참 있다가 마유즈미 손끝에 아주 살짝 온기가 닿았다가 떠나갔음 문이 끼익하고 열렸다가 닫히는 소리까지 나고서야 마유즈미는 베갯잎이 축축하다는 사실을 깨달음 나 울고 있구나...어쩌면 그것이 정말 마지막 인사라는걸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름 그래서 며칠 뒤 마유즈미는 아카시 세이쥬로의 부고 소식에도 그렇게 놀라지 않았음 장례식은 분위기가 살벌했음 그렇게 젊은, 오히려 어린 나이에 사고도 병도 아니었음 모두들 쉬쉬하고 있었지만 사인이 자살이라는 것은 명백했음 고등학교 선배라는 자격으로 장례식에 참석한 마유즈미는 아카시 마사오미에게 짤막하게 목례했음 상주는 워낙 사람이 많다보니 바빠서 마유즈미까지 챙겨줄 여유는 없어보였고 마유즈미는 그대로 물러났음 먼발치에 다른 후배들도 보였음 미부치는 평소와 달리 화장기없는 얼굴이었고 하야마는 무표정하게 조용히 입다물고 있었고 네부야는 식사에 손도 안대고 있었음 경사면 모를까 이런 자리에서 인사할 필요는 없겠지 하고 자리를 나옴 담배 피워볼까 생각하면서 멍하니 흐린 하늘을 올려다보던 마유즈미는 입안에서 더이상 부를 일이 없는 이름을 굴려보았음 아카시 세이쥬로 그리고 늘 그를 생각하면 떠오르던 한마디를 내뱉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