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적먹(으)로 「첫사랑」(을/를) 주제로 한 420자의 글 or 1페이지의 그림을 연성합니다. http://kr.shindanmaker.com/444945
윈터컵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은퇴식을 치뤘다.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현재 고교 농구에서 3학년은 다른 학년에 비해 적은 편이었고, 특히 라쿠잔 농구부는 무관 3명에 이어 아카시 세이쥬로, 자신의 입학 이후 상당수가 탈퇴했다고 들었다.
마유즈미 치히로도 그 중 하나였다.
그러나 나머지와 다르게 나僕는 그를 찾아냈고, 그는 나俺를 돌려놓았다. 그 과정에서 그가 받은 혹독한 대우를 생각하자면 더이상 농구부에 고개조차 돌리지 않아도 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인사도 없이 끝나는걸까. 처음 느끼는 초조한 마음에 발이 저절로 빨라졌다.
마유즈미가 오메가는 오메가인데 워낙 열성이라 자궁도 미성숙하고 페로몬도 안나고 히트사이클도 없고 그래서 그냥 베타처럼 살아도 무방하다고 진단받아서 약도 없이 살고 있는데 아카시랑 만난 뒤로 점점 몸이 개화되는게 보고 싶다
아카시가 워낙 극우성 알파인데다가 마유즈미와 상성이 기가막히게 잘맞아서 이렇게 쩔어주는 유전자를 놓칠 수 없다고 느낀 몸이 임신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거지
물론 본능과 이성이 같을 수는 없고 평생 베타처럼 살아온 마유즈미는 아카시랑 가까이 오래 있을수록 좋은 향이 나고 가슴이 뛰는게 생소해 미칠 지경이지만 설마 그게 자신의 몸이 오메가로서 알파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거라고는 상상도 못함 아카시도 마유즈미에게 자꾸 접촉하고 싶고 자신의 눈밖에서 벗어나면 불안하고 초조한 기분을 느끼지만 설마 알파로서 자신의 오메가를 완전히 소유하고 싶은 욕구라고 생각치도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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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WC 후 교토로 돌아온 둘은 아직 시합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버림ㅇㅇ
정확히는 며칠동안 수많은 알파와 오메가 사이에서 미처 각인하지 못한 상대를 내버려뒀다는 불안감과 초조함이 호르몬을 자극해서 덜 성숙한 마유즈미의 몸이 히트사이클부터 시작해버린거
둘은 정신없이 본능만 남은채 하루 꼬박 침대에서 뒹굴었고 노팅은 셀 수도 없었음 아침에 눈을 뜨고 기묘한 충만감과 안도가 온몸을 휘감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임 둘은 암묵적으로 아무말없이 어색하게 헤어졌음
마유즈미는 병원에 갈 생각도 없었는데 일반적인 오메가라면 알파와 노콘노팅으로 떡을 쳤으면 당연히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을테지만 마유즈미는 일반적인 오메가도 아니었고 불임이나 다름없었고 베타처럼 살았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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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그뒤로 마유즈미는 은퇴식도 졸업식도 무난하게 거치고 대학에 입학했는데 이제와서 갑자기 피곤하고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식욕이 없고 나른하고 가슴이 살짝 부풀더니 유두가 딱딱해서 옷에 쓸리기만 해도 아프고 그런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에 가봄
내과에서 이래저래 설명하니까 의사가 심각한 얼굴로 산부인과를 가보라고 추천함 하아아? 산부인과??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병원에 간 마유즈미는 임신 4개월쯤 됐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음
제가 오메가지만...열성이고...분명 예전에 불임 판정을...마유즈미가 더듬거렸음
아 열성 오메가인 분은 그런 경우가 많긴 한데 각인하거나 상성이 좋은 알파의 페로몬에 자주 노출되면 몸이 점점 성숙해지기도 합니다. 소위 말하는 기적이죠. 보아하니 첫 히트사이클에 임신한 모양인데 아직 자궁이 크지 않네요 그래도 아랫배를 살짝 눌러보시면 느껴지실겁니다
마유즈미는 여기에서 자기도 모르게 아랫배를 만졌음 최근 운동을 안해서 말랑해진 뱃살 아래로 근육과는 다른 단단한 무언가가 만져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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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이제 태반이 완성된 시기라 고비는 넘겼네요 열성 오메가 분이 첫임신에 이렇게 튼튼한 자궁이 생기는건 드문 일인데 말이죠 알파 분이랑 사이가 돈독하셨나보네요 이제 슬슬 유선이 발달하고 젖이 나오실 겁니다 블라블라 이러쿵 저러쿵
그뒤로 의사는 여러가지 주의사항을 말해줬지만 마유즈미의 머리는 포화상태라서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음 다음에는 아이 아버지랑 같이 오시라는 말을 듣긴 했는데 그뒤로 집에까지 어떻게 들어갔는지 모르겠음 마유즈미는 한참 멍하니 앉아있다가 조금씩 미래를 생각함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아카시에게 알려야하나 하는거임 물론 아이 아버지에게 아카시 말고는 다른 가능성이 없었지 아카시하고만 잤으니까ㅇㅇ하지만 이제 막 고2가 된 16살짜리에게 아버지라는 무게를 지워야 하는걸까? 겸사겸사 생각한거지만 '아카시' 라는 이름은 자신과 격이 달랐음 그런 명문가 도련님의 아이를 임신하다니 어디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도둑고양이잖아? 돈봉투를 받으면서 우리 아들에게서 떨어져라 같은 말이라도 듣는걸까
그리고 이 세계는 미혼모를 위한 제도가 잘 되어있음 왜냐면 내가 그게 좋으니까ㅇㅅㅇ)9 그래서 낙태보다는 출산이 권장되는 경향이 있고 미혼의 임신도 축하받는 분위기고 혼자서도 아이를 기르기 편한 세상임...아 좋겠다 여튼 마유즈미가 휴학하고 출산해서 혼자 애를 길러도 사실 큰 어려움은 없을거임 부모님도 놀라시겠지만 불임이었던 아들이 임신했다는 사실은 축하해주실거고 뭐 강제도 아니었고...
마유즈미는 밤새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고민한 끝에 말하지 말자고 결론을 내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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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카시는 뭘하고 있느냐...
원래 아카시는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면서 자랐음 모든 것에 완벽한 '아카시'에 걸맞는 아이로서 알파로서의 본능도 욕구도 반쯤 무시하고 반쯤 억제하면서ㅇㅇ
그런 아카시에게 마유즈미와 잔건 일생일대의 대혼란이었음 분명 자신의 오메가를 소유했다는 그 기묘한 충만감과 안도를 느꼈지만 미처 깨닫지 못했음
아카시는 자신의 이성을 믿을 수 없었고 만약 마유즈미와 둘이서만 오랫동안 있으면 그날을 재현하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마저 느낀거임ㅇㅇ
게다가 은퇴식날 만난 마유즈미가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굴자 아카시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제대로 정리하지도 못한채 졸업식까지 그렇게 어영부영 떠나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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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새학기가 시작됐고 아카시는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느라 마유즈미에 대한 생각은 가끔 했음
뭐 노팅에 각인까지 해놓고 임신까지 시켜놔서 쾅쾅 내 것이라는 도장을 찍어놓은거라 시야에 없어도 내 오메가라는 인식이 있어서 예전처럼 심한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물론 이건 본능이고 아카시로서는 자기자신의 생각이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인거임 오히려 이렇게나 오랫동안 못봤는데 괜찮은걸 보니 감정 정리가 끝나가나보다ⓛㅅⓛ! 하는데...그거아님 아닙니다...절래절래...
사실 이건 언제라도 연락할 수 있다 만날 수 있다라는 생각이 깔려있기 때문에 가능한거임 마유즈미가 연락두절이었거나 행방불명이었거나 뭐 그랬으면 당장 눈돌아가서 찾아다녔겠지...그리고 그게 실제로 일어났습니다^0^
가끔 메일로 연락하긴 했지만 점점 빈도가 띄엄띄엄해지고 답장이 안오는, 혹은 단답으로 오는 일이 늘어남. 알파로서의 본능은 점점 자신의 오메가를 두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했고 인터하이쯤 해서 아카시는 마유즈미에게 경기를 보러와달라고 했지만 정작 당일에 급한 일이 생겨서 못가겠다고 사과가 돌아옴
인터하이가 끝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교토로 돌아갔지만 아카시는 조금 더 도쿄에 머물렀음 마유즈미와 만나려고 했지만 마유즈미는 이리저리 쏙쏙 다른 핑계를 대면서 빠져나가버림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터하이가 열리는 8월이면 마유즈미는 만삭이라 누굴 만날 처지가 못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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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 본능은 비상경보를 울리고 있었음 분명 자신의 오메가인데 볼 수가 없다니 이건 중대한 문제임 마지막으로 만난건 3월의 졸업식이므로 이제 5개월 정도 못본 셈인데 설마 그 사이에 다른 알파라든가 여자라든가 생긴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치솟음
평소라면 이런 감정을 억눌렀겠지만 지금은 그게 안됨ㅇㅇ아카시는 독단적으로 마유즈미에게 찾아갔음 과연 신속과단
하지만 아카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게 있다면 마유즈미는 이미 4개월전부터 튈...아니 잠적할 준비를 끝내놨다는거지! 마유즈미는 이미 휴학했고 자취방은 해제했고 부모에게 입단속 해둔 채로 시골로 내려간 상태였음
외할머니와 나란히 앉아서 수박을 먹던 마유즈미는 쉴새없이 울리는 폰을 보고 들켰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미련없이 그 자리에서 폰을 물컵에 넣어서 고장내버림 아직 할부가 안끝났는데 아깝네...하는 생각을 하면서 태평하게 씨를 뱉었음
물론 도쿄의 아카시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았다면 그렇게 느긋할 수 없었을테지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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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연락두절이 되자 아카시는 자신의 능력을 총동원해서 마유즈미를 찾기 시작함 부모는 말을 맞춘대로 모른다고만 했고 대학은 휴학한지 오래였음 자취방은 해제됐고 실마리도 나오지 않았음
아카시가 계속 도쿄에 머무른다는 소식에 다른 키세키나 지인들이 만나지 않겠냐고 했지만 모조리 거절당했음
아카시는 지금 사냥감을 노리면서 근육 한올한올 팽팽하게 긴장한 한마리 사자나 다름없었음 숨을 죽이면서 조용히 다가가 다시는 도망치지 못하게 한번에 붙잡을 생각인거임 다른데 눈돌릴 여유따위는 없었음 마사오미가 못마땅하는 기색이었지만 지금의 아카시에게는 그런거도 사소하기 그지없었음
그리고 마유즈미가 언제 어디로 떠난건지 당장은 알 수 없었지만 털어서 먼지 한톨 나오지 않을리 없다고 점차 발자취가 드러나기 시작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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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이 내리쬐던 여름이 지나가고 9월이 다가오고 있었음
외할머니네 마유즈미는 시골 동네에서 반짝 유명했지만 임신한 남자 오메가가 안정을 위해 시골에 요양오는게 드문 일도 아니었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과 오며가며 인사를 주고받기도 했음
언제 낳아요?/10월 쯤에 나온대요/오 얼마 안남았구만 이거 우리집 안사람이 갖다주라던데 산모에게 좋은거라고/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잔뜩 부풀어서 거동하기도 벅찬 배를 쓰다듬으면서 마유즈미는 아카시 생각을 했음 그녀석 생일이 겨울이었던가...미부치가 호들갑을 떨면서 생일을 준비하던 기억이 남 마유즈미의 생일은 봄의 시작이었고...그리고 아이는 10월 초에 태어날 예정이었음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마유즈미는 이미 익숙해진 태동을 느끼면서 작게 미소지었음 애가 활발한게 운동을 시켜야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음
탕두부가 먹고 싶다 그거 그녀석이 좋아하던건데...그런 생각을 하면서 영차 일어나던 마유즈미는 순간 배에 심한 격통을 느끼고 주저앉았음 무의식중에 배를 감싸안고 헐떡거렸음 다리 사이가 양수로 흠뻑 젖었음 겨우 소리를 지르자 외할머니가 보고 놀라서 마유즈미를 일으켰음
급하게 차가 준비됐고 마유즈미는 병원으로 실려가면서 다짐했음 아카시에게 짐을 지우지는 않겠지만 다시 만났을 때 한대 정도는 때려도 되겠지ㅍ0"ㅍ)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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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는 드디어 시골에 도착했음 생각보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이제 곧 마유즈미를 본다는 생각에 아카시는 들떠있었음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할까 보고 싶었어요? 사랑해요? 다시는 사라지지 말아요?
마유즈미를 찾는 몇 주 동안 아카시는 드디어 자신의 감정이 뭔지 확실하게 인정했음 이건 사랑일 수 밖에 없었음 아카시는 마유즈미에게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뿐인 그런 관계를 원했음
아카시는 벨을 눌렀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음 집안에서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음 살짝 눈살을 찌푸리는 아카시에게 지나가던 동네 아주머니가 말을 걸었음
뫄뫄댁 손님이슈?
아카시는 속을 진정시키면서 예의바르게 대답했음 하나라도 아쉬운 상황이었으니까ㅇㅇ!
네 그렇습니다. 마유즈미 치히로씨를 찾아왔는데요
마유즈미...아 그 댁 손주? 갸 지금 병원에 있는데
카시는 순간 굳었음 어디가 아픈걸까 이런 시골까지 내려온건 요양을 위해서인가 별별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음
혹시 무슨 병인지 아시나요?
아주머니는 손을 내저으면서 결정타를 날렸음
병은 무슨 호호호 며칠전에 출산했다카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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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오메가 병원 임신
무의식중에 날짜를 세던 아카시는 예정일이 맞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음 역산하자면 11월 중순쯤? 그때라면 둘이 관계를 가지기 한달반 전임. 물론 팔삭둥이 조산이지만 그거까지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음 날짜가 맞지 않는다고 인식하자마자 상실감과 분노가 온몸을 휘감았음 말하자면 자기 아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길렀는데 사실은 배우자가 바람을 폈고 남의 아이였다는 그런 통보를 받은 기분임
아이를 지우지도 않았고 이런 시골까지 숨어서 몰래 낳으려고 했다고? 내 아이가 아닌 남의 아이를?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지만 표정에 드러나진 않았음
소개가 늦었네요 전 마유즈미씨의 고등학교 후배입니다. 선배를 뵈러 왔는데 이렇게 엇갈려버리다니...혹시 어느 병원인지 아시나요? 아카시는 이를 악물면서 애써 웃었음 아주머니는 눈치채지 못한 모양인지 순순히 병원을 가르쳐주었음 감사합니다 하고 영혼없는 대답을 던진 아카시는 급하게 병원으로 향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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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도 오메가라면 자연분만이 가능함 하지만 마유즈미는 조금 특수한 경우였음 일단 성인이 될때까지 불임이었고 그나마도 임신할 준비가 덜 된 몸 상태에서 임신한거라 자연분만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음 진통이 계속 오는 와중에 제왕절개의 위험성이나 부작용이나 그런 이야기를 듣던 마유즈미는 창백한 얼굴로 수술 동의서에 사인하고 수술대 위에 올랐음
마취에서 깨어난 마유즈미는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았음 그새 홀쭉해진 배가 실감나지 않아서 쓰다듬자 봉합한 부분이 만져졌음 헤에...감탄사를 흘리는 마유즈미에게 간호사가 다가와서 이것저것 체크하더니 아기를 안고 왔음
따님이에요 자신의 품에 안겨주는걸 마유즈미는 엉겁결에 받아안았음 배는 그렇게 크게 불렀었는데 나온 애는 이렇게 작다고?? 마유즈미는 넋을 잃고 아기를 보았음 아직 발그레한 얼굴에 머리카락은 진한 붉은색이었고 눈매는 살짝 치켜올라갔음 이목구비가 또렷한게 벌써부터 굉장한 미인으로 자라날 듯했음 꼬물거리다가 눈을 뜨자 밝은 빨간색 눈이 반짝였음 와...그녀석이랑 진짜 똑같이 생겼네 미니 아카시잖아 마유즈미는 속으로 감탄했음 분명 자신이 낳았는데 닮은 구석이...
있나? 손가락 다섯개씩 달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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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몸을 움직이라고 지시했지만 도저히 그럴 엄두가 안났음 가능한 자주 움직이셔야 더 빨리 회복돼요 그런 말을 들었지만 죽을만큼 힘든게 라쿠잔 농구부 1군 훈련을 받던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음
모유수유를 하는거 자체는 가능하지만 양이 적어서 분유랑 병행해야했음 살짝 봉긋해진 가슴은 젖몸살 때문에 조금만 쓸려도 아팠고 열이 올라서 자다가 깨어나기도 했음 허리를 굽힐 수도 없었고 몸도 제대로 씻을 수 없었고 하여튼 애를 낳기 전에도 낳은 후에도 불편한거 투성이었지만 아기만 보면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가득했음
입을 오물거리는 아기를 천천히 쓰다듬으면서 마유즈미는 슬슬 어떻게 할지 고민했음 2학기도 역시 휴학해야겠지. 이러다가 미부치네와 같은 학년이 되겠네 아기는 외할머니가 맡아주신다고 했으니까 주말마다 내려와서 보면 될거고, 아카시에게도 연락해야겠지. 여행 일정이 있었는데 폰이 고장나서 미처 연락을 못했다고 하고...뭐 어떻게든 되겠지.
한가롭게 늦여름 햇볕을 쬐면서 마유즈미는 그렇게 앞으로의 계획을 세웠음. 그러니까 등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리기 전까지 말임
마유즈미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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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는 자신의 오메가가 남의 아이를 낳았다(고 생각하)는 그야말로 알파로서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었음 그나마 침착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건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껏 받아온 아카시로서의 교육 덕분이었음
아카시는 부드러운 미소와 친절한 태도로 간호사를 순식간에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고 지금 자리에 없는 마유즈미가 뒷뜰에서 아기와 같이 있다는 말을 들었음
어머 저기 있네요 창문으로 내려다보면서 아카시의 눈이 가늘어졌음 환자복을 입은 마유즈미는 마지막으로 봤던거보다 좀더 야위어있었음 몸의 선이 좀더 곡선적으로 변해있었고 슬슬 젖을 물리는데 익숙해진 모습은 어머니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음
그래서 더더욱 참을 수 없었음. 자신이 보지 못한 사이에 자신이 모르는 마유즈미로 바꿔버린 누군가에 대해 살의마저 느낄 정도였음 아카시는 계단을 내려와 천천히 뒷뜰로 향했음 아기를 쓰다듬는 마유즈미의 등에 아카시는 말을 건넸음
마유즈미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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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유즈미는 어깨가 확 굳어지는걸 느꼈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목소리임 방금전까지 생각하던게 전부 엉켜버렸음 그런 와중에도 무슨 바람난 아내를 잡으러 온거 같다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언뜻 떠올랐다가 가라앉았음 마유즈미는 몸을 돌리면서 무의식중에 아기를 품안에 꼭 껴안았음
안본 사이에 아카시는 훌쩍 자라있었음 키의 문제보다는 분위기나 인상같은거ㅇㅇ마지막으로 볼때만 해도 아직 앳된 티가 남아있었던거 같은데 이젠 그냥 성인이라고 해도 될거 같았음 아카시의 표정은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온화했지만 마유즈미는 알 수 있었음 저거저거 수덕전에서 눈을 도려내겠다고 했을 때 그 표정이다...!
마유즈미는 들켰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음 그래서 "누구 아이에요?" 하고 아카시가 물어보자 비꼬거나 추궁하는줄 알았음
내 애야. 생각보다 그 선언은 평탄하게 흘러나왔음 아카시는 입매를 살짝 비틀면서 다시 물어보았음
다른 한쪽은요?
이미 알고 있잖아?
아카시는 약간 웃었음 이미 알고 있다고? 자신이 아는 사람이라고? 머리속에서 별별 사람들이 다 스쳐지나갔음 그 안에는 알파도 베타도 아닌 오메가인 사람도 있었지만 그걸 알아차릴만큼 이성적인 상황이 아님
제가 아는, 누구 말이죠?
아카시는 이를 갈았음 그제서야 마유즈미는 뭔가 이상하다는걸 깨달았음 표정이 살벌하기 그지없었음 이거...진짜 무슨 바람난 아내를 잡으러 온...
그리고 갑자기 손이 뻗어와서 아기를 뺏아갔음 마유즈미는 숨을 들이삼켰음 천제의 눈을 무슨 짓에 쓰는거야! 마유즈미는 속으로 태클 걸면서 소리쳤음
뭐하는거야!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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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는 아기를 보지도 않고 마유즈미에게 시선을 고정했음
아이 아버지가 누군지 말해주세요
아카시는 생각했음 사자는 다른 무리에 들어가면 제 자식이 아닌 새끼는 모두 물어죽인다. 언뜻 예전에 읽었던 책이 스쳐지나갔음 그래버릴까? 이 아기가 없으면, 당신은 온전히 내 것이 되어줄까? 아기를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음
아카시의 그런 흉흉한 속내를, 마유즈미는 오해하고 있었음 와 이자식 기어코 내 입으로 확인 사살을 시키려고 하네 못된 놈 건방진 놈 피임도 안한 나쁜 놈 내 알파 놈 마유즈미는 숨을 들이마셨다가 멈췄다가 뒤통수를 긁었다가 바닥을 툭툭 발로 쳤다가 아랫 입술을 깨물었다가 침을 삼켰다가 별별 짓을 다했음 부끄러워 죽겠네 진짜 아오 시발 마유즈미는 속으로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치고 있었음
아카시는 물론 이 모든 행동을 상대방을 감싸는거라고 오해하고 있었음 대체 누구길래 저렇게 망설이는건지 모르겠음 생전 느껴보지 못한 기분에 휩싸였음 그리고 이윽고 마유즈미가 결심한듯 아카시를 바라보았음 입이 천천히 열리고 뭔가 튀어나오기 직전 아카시는 저도 모르게 말을 가로챘음
말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뭐?
아이 아버지는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아이는, 전 아이도 괜찮으니까, 그러니까
절 선택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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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가 생각했던건 그런거였음
마유즈미를 찾아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아카시는 아기 아버지에 대한 말은 한마디도 듣지 못했음 마유즈미가 아기를 지우지 않고 낳기를 선택했다지만 아이 아버지가 등장하지 않았다는건, 자신에게도 기회가 있는게 아닐까? 이렇게 날치기하듯이 중간에 가로채는건 제 성미에 맞지 않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마유즈미가 떠나는건 죽어도 싫었음
이것은 아카시가 선택한 최초의 타협이었음 긴장한 아카시의 눈에 마유즈미의 놀란 표정이 보였음
겨우 하룻밤 잔 주제에 이러는거, 절선택해달라는건 우습겠지만, 그래도, 당신이 좋아요. 그러니까...
아카시는 미처 말을 끝내지 못하고 입을 꽉 다물었음 마유즈미는 어...하고 볼을 긁적였음
뭐라는거야 대체. 애 아빠가 돼서는 자기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니.
그렇게 마유즈미는 무심코 츳코미를 넣어버렸음 아카시는 눈을 크게 떴음
네?
앗차 이렇게 멋대가리없이 말하려는게 아니었는데
마유즈미는 당황하면서 말을 덧붙였음
네 아이라고ㅇㅇ그 윈터컵 결승전 직후에 그거...그걸로...
아카시는 눈을 깜빡였음
날짜...안맞는데요?
마유즈미는 입을 비죽였음
팔삭둥이야. 예정보다 빨리 태어나더라니 너 보려고 그랬나보네
그제서야 아카시는 뻣뻣하게 품에 안은 아기를 내려다보았음
하? 잠깐만 뭐야 그럼 너 니 애인줄 모르고 온거야?
그제서야 무슨 오해가 생긴건지 어렴풋이 눈치챈 마유즈미가 황당해하는 소리가 들렸음 낯선 품에서도 아기는 잘만 있었음 포대기를 살짝 걷어올리자 동그란 이마 위로 붉은 머리카락이 흩어진게 보였음 감고 있던 눈을 뜨자 밝은 빨간 눈이 아카시를 올려다보았음 아기가 배시시 웃었음
아. 아카시가 멍청한 소리를 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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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도둑질은 못한다고 너랑 꼭 닮았어
그러게요 솔직히 마유즈미 선배하고는 닮은 구석이 없...왜 때리세요
방금 기억난건데 애 낳으면서 너 한대 때려주겠다고 생각했거든
그걸로 마음이 풀린다면야 몇번이든 맞아드릴게요
됐네요 니 얼굴 지금 어떤줄 알기나 해? 완전 풀어져서 헤실헤실거리고 말야 꿈에 나올까봐 무섭다 야
제 아이가 아닌줄 알았어요
...
마유즈미 선배가, 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 가정을 이루고, 행복해질거라고 생각했더니 너무 끔찍해서...
그래서 나온게 절 선택해주세요?
네
아 진짜...
...
그...말안한건 미안한데 아 진짜 네가 아무리 대단해도 그렇지 16살짜리에게 벌써부터 아빠니 뭐니 할수도 없고...
선배도 아직 18살밖에 안됐는데요
그래도 난 성인이잖아
그리고 엄마가 되기에도 아직 이르죠. 아야
됐고 이제 그만 돌려줘
싫어요
하아?
아기와 처음으로 마주친 아버지의 감동과 행복을 빼앗지 말아주시죠 마유즈미 선배
벌써부터 아버지 타령은...아 그런데 계속 선배라고 부를거냐? 졸업한지도 한참 됐는데
그럼 치히로?
...갑자기 요비스테라니 대체 몇단계를 뛰어넘는거야?
미리 익숙해지는 편이 낫지 않나요?
뭘 익숙해져 뭘... ...그럴 일 없어
그럴 일이라뇨? (웃음)
...내 성을 갈아치울 일은 없을거라고
그럼 제 성을 가는건 괜찮나요?
안돼 그거도 안돼
뭐 그건 천천히 생각해볼 문제네요 ...고마워 치히로
뜬금없이 뭐가
낳아줘서 고마워
...
치히로는 내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지만. 그게 내게는 최고의 선물이었어. 아 정정하지. 이 아기가 최고의 선물이니까 그건 두번째로.
뭔가 감동 비스무리한게 올라오다가 말았는데
하하
그러고보니 낼모레 개학이잖아. 너 계속 나 찾았어?
물론이지
인터하이는?
걱정해주는거야? ...치히로가 없어서 아쉬웠어
...못간건 미안
내년에 오면 되니까 괜찮아. 언제 퇴원해?
이제 곧...너 아까부터 말이 짧다?
선배가 아니라고 한건 치히로인데?
진짜 한마디도 지지않네 너
싫어?
...아니
사랑해
...
...
나도
19 후일담 1
마사오미는 뒷목잡고 쓰러질뻔했음 지금까지 말 잘듣고 공부 잘하는 착한 아들이 어느날 갑자기 사고쳤다고 아기를 안은 멀대만한 남자오메가와 손잡고 들어와서 결혼하겠다고 통보했으니 그럴만도 함
여름방학 내내 그모양 그꼴이었던게 쟤를 찾으려고 그랬나봄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제일 먼저 올라간다더니 이럴 줄 알았으면 교토로 보내지 말걸...! 시오리 당신이 보고 싶소...! 마사오미는 뭘 말해도 절대 안된다고 반대할 각오를 했지만 손녀딸 안아보세요 한마디에 그 굳은 각오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음 낯선 사람 품에서도 까르르 웃는 아기는 그렇게 할아버지의 심장을 궤뚫어버렸음
아이 이름은?
시유리 詩百合에요. 어머니 이름에서 시詩를 따오고 제 이름의 십十과 치히로의 천千 사이의 백百으로
좋은 이름이구나
아카시는 시오리 닮았으니 아카시 닮은 딸은 시오리를 닮았겠지. 딸 이름은 십이랑 천 사이의 백을 넣는다는 익명사이트 썰에서 아이디어를 따왔습니다/
20 후일담 2
어머 세이쨩 그 사진 뭐야? 친척 애? 세이쨩 판박이네
아 시유리? 많이 닮았지?
여자애구나? 이름도 얼굴도 예쁘다!
응. 고마워
여자애면 농구는 못하려나 끄억
왜 못하지? 벌써부터 농구공을 보면 굴리고 있다고. 장래가 아주 기대돼
온화하게 웃는 아카시를 보면서 미부치는 여자(?)의 감에 경종이 울리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21 후일담 3
마유즈미. 이따 소개팅 있는거 한명이 볼일있다고 빠졌는데 대신 안갈래?
난 패스
야아 이번 여자들 진짜 이쁘단말야
어차피 오메가인 난 미끼잖아?
이런 들켰나. 그러니까 시간 좀 내줘라
제시간에 못 들어가면 딸이 울어서 안돼 먼저 간다
...뭐? ....뭐?!?!?!?
22 후일담 4
시간을 좀 건너뛰어서 아카시의 졸업을 축하하러온 사람들은 청첩장을 받고 하나도 빠짐없이 굳어버렸음
좀 더 빨리 결혼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졸업은 해야하지 않겠냐고 치히로가 말했거든. 사실 좀 더 여유있게 준비할 예정이었지만 아무래도 배가 부르기 전에 하는게 모양새가 좋지 않을까 하고 ⓛ▽ⓛ
마유즈미 슬슬 취업 걱정하던 어느날 천둥번개치고 비가 세게 내려서 정전 때문에 일찍 자야하나 고민하는데 문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서 나가보니 아카시가 홀딱 젖은채로 죄송하지만 하룻밤 신세져도 될까요 하면 좋겠다 마유즈미가 졸업한 이후로 처음 보는거임ㅇㅇ그동안 연락도 없었고 소문으로나 가끔 들었을 뿐임ㅇㅇ예전에 신형으로서 훈련 받으면서 가끔 묘한 분위기가 됐지만 지금와서는 그냥 어린날의 치기나 혼자만의 착각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아득함 하여튼 밤중에 이렇게 처량한 신세의 후배를 그대로 내쫓을만큼 모진 인간도 아니고 마유즈미는 아카시를 집안으로 들임 샤워하고 마유즈미의 옷으로 갈아입었는데 그새 키가 좀 컸는지 그렇게 헐렁하지는 않았음 주섬주섬 이부자리 까는 마유즈미를 보면서 아카시는 아무것도 묻지 않으시네요 하고 한마디 던짐 잠깐 멈칫하던 마유즈미는 딱히 궁금한거도 아니고...얼버무림. 사실 궁금하긴 한데 그걸 물어볼만큼 내가 저 녀석 인생에 관여해도 되는 존재인가 아니 이렇게 침범당한 이상 이미 그런 관계가 되어버린거 같지만...하고 속으로 독백을 쏟아내고 있음 사실 당황한게 맞긴 한데 포커페이스라 잘 안드러나는거ㅇㅇ그렇게 둘은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를 두고 잠들었고 마유즈미는 평소보다 일찍 잠든 탓인지 아직 컴컴한 새벽녘에 어렴풋이 잠에서 깸 아니면 옆에서 느껴지는 인기척 때문일지도 모름 부스럭거리는 소리로 짐작컨데 아카시는 아직 덜말랐을게 분명한 자신의 옷을 입고 있음 뭐야 저녀석 아직 날도 밝지 않았는데 왜...하다가 문득 깨달음 인사도 하지 않고 일찍 나가버리려는건가 하고ㅇㅇ좀 괘씸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깨어난 시늉을 하기도 멋쩍기 그지없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카시가 자기 옆에 다가온걸 깨달음 선배 마유즈미 선배 ...치히로 그 억양은 마치 그 옛날 금색의 눈을 가진 어린 주장을 생각나게 했음 치히로 오늘 고마웠어 그리고 미안해 그렇게 한참 있다가 마유즈미 손끝에 아주 살짝 온기가 닿았다가 떠나갔음 문이 끼익하고 열렸다가 닫히는 소리까지 나고서야 마유즈미는 베갯잎이 축축하다는 사실을 깨달음 나 울고 있구나...어쩌면 그것이 정말 마지막 인사라는걸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름 그래서 며칠 뒤 마유즈미는 아카시 세이쥬로의 부고 소식에도 그렇게 놀라지 않았음 장례식은 분위기가 살벌했음 그렇게 젊은, 오히려 어린 나이에 사고도 병도 아니었음 모두들 쉬쉬하고 있었지만 사인이 자살이라는 것은 명백했음 고등학교 선배라는 자격으로 장례식에 참석한 마유즈미는 아카시 마사오미에게 짤막하게 목례했음 상주는 워낙 사람이 많다보니 바빠서 마유즈미까지 챙겨줄 여유는 없어보였고 마유즈미는 그대로 물러났음 먼발치에 다른 후배들도 보였음 미부치는 평소와 달리 화장기없는 얼굴이었고 하야마는 무표정하게 조용히 입다물고 있었고 네부야는 식사에 손도 안대고 있었음 경사면 모를까 이런 자리에서 인사할 필요는 없겠지 하고 자리를 나옴 담배 피워볼까 생각하면서 멍하니 흐린 하늘을 올려다보던 마유즈미는 입안에서 더이상 부를 일이 없는 이름을 굴려보았음 아카시 세이쥬로 그리고 늘 그를 생각하면 떠오르던 한마디를 내뱉었음
자주 안보는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농구부 부원, 같은 반, 친구 이렇게 점점 잊혀져감 거리를 걸을 때도 마치 마유즈미가 없는거처럼 치고 지나가는 일이 잦아짐
마치 건망증처럼 아 그런 애가 있었지...하는 느낌?ㅇㅇ부딪친 사람들도 어 내가 왜 못봤지...하고 지나가는 수준
애초에 존재감이 없어서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그게 점점 심해지니까 마유즈미가 조금씩 주변 정리하면 좋겠다
그러다가 잠시 라쿠잔에 들렀는데 담임이었던 선생도 그렇고 전부 자기를 기억못함 그러다 체육관에 갔는데 삼무관이 누구시냐고 물어봄
충격받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표정에는 드러내지 않고 아 졸업생인데 농구부였다고 잠시 보고 싶어서 왔다고 함
꺼억...기억에 없는 얼굴인데 3군이었어요?/아 뭐...
대충 얼버무리고 아 괜히 왔네 생각하면서 등을 돌리는데 드물게 놀란 표정의 아카시가 있음 오랜만에 보는 마유즈미가 반가워서 말을 걸려고 했는데 삼무관의 대화를 들은거임 삼무관은 표정이나 억양이나 전혀 거짓말하는 기색이 아니었음 게다가 마유즈미도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익숙한 태도였고
마유즈미 선배.../어머 세이쨩. 알던 사이야?/아...그래/난 이만 실례. 잠시 추억에 젖고 싶었을 뿐이니까 이제 됐어
삼무관은 이미 아카시에게 관심이 쏠려있어서 마유즈미는 그 사이에 빠져나오려고 했음 아카시가 붙잡지만 않았어도ㅇㅇ
난 이 선배와 잠시 할 이야기가 있어서. 감독님께 대신 말해줘/헤에 아카시 별일이네. 알았어!
그리고 모든 사정을 알게된 아카시가 그뒤로 꾸준히 마유즈미와 연락하면서 지냄 그동안 마유즈미는 집주인이 자신을 까먹어서 이중계약 될뻔하기도 했고 집에 돌아가자 가족이 미간을 찌푸리면서 누군지 기억해내려는 표정을 짓는걸 보기도 했음
그러던 어느날 아침 아무도 살지 않은거 같이 정리한 자기 방을 나온 마유즈미는 단출하게 챙긴 가방 하나만 들고 아카시 집으로 향했음
아카시 집에서도 마유즈미를 인식하고 기억하는 사람은 아카시밖에 없었음 사용인은 매일 아침 손님이시냐고 물었고 식사는 아카시 몫으로 1인분씩 차려져서 결국 아카시가 자기 몫을 2인분 내오라고 시켜야했음
아카시는 매일 아침 마유즈미를 잊지 않으려는듯이 손을 잡고 지긋이 바라보았음 그렇게 노력했지만, 마유즈미는 아카시조차도 자신을 잊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음 서재에서 책을 읽고 있던 마유즈미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급하게 숨을 들이삼키면서 울듯한 표정을 짓는 아카시를, 마유즈미는 애써 모른척 했음
그리고 어느날 아카시는 아침에 일어나서 뭔가 상쾌하지만 쌔한 기분을 받음 방을 나오자 누군가가 아침 인사를 했지만 아카시는 새로 들어온 고용인인가 하고 지나쳤음 누구에게도 연락하거나 연락받을 일이 없었지만 학교에서 내내 폰을 만지작거렸음 저녁 식사는 양이 너무 많이 나와서 남겨버렸음 내일부터 반만 내오라고 시킨 아카시는 서재에 들렀음 낯선 책이 여러권 꽂혀있었음 라노베는 왜 샀을까 고민하던 아카시는 더이상 읽지도 않을테니 그냥 버리는게 낫겠다고 생각하고 꺼내서 버리라는 쪽지를 올려뒀음 정원을 산책할까 하고 1층 홀로 내려왔는데 모르는 사람이 우두커니 서있었음 누구신가요? 아카시는 고개를 갸웃했음 색소가 옅은 그 사람은 존재감도 매우 옅어서 미처 모르고 지나칠 뻔 했음 그 사람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음 비튼걸지도 모르겠음 입술이 달싹거리면서 뭔가 말했지만 아카시는 들을 수가 없었음 집사를 불러야하나 고민하던 아카시는 그 사람이 사라진걸 깨달았음 분명 시야에 있었는데 잠시 딴 생각을 한 사이에 놓쳐버렸음 두리번거렸지만 아카시 말고는 아무도 없었음
심령현상이라도 목격한걸까...하고 다소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면서 아카시는 침대에 누웠음 내일도 똑같은 하루가 이어지겠지 잠을 청하려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음 이유를 모르는 서러움에 아카시는 계속 울기만 했음
어느날 아카시가 뿅 둘이 되면 좋겠다 오레시 보쿠시 이렇게 둘ㅇㅇ
세상에 알려지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니까 집안내 비밀로 하고 둘이서 학생회장이랑 농구부 주장이랑 기타등등 그동안의 일과를 분담하기 시작함 신체훈련이나 인간관계는 어느 한 쪽만 할 수 없으니까 매일 훈련하고 이야기를 자주 하는걸로
서로 숨기는 것은 없고 모든걸 공유하자고 약속했는데 유일한 예외가 마유즈미면 좋겠다
마유즈미와 연락한다든가 만난다든가 하는 그런걸 서로에게 숨기고 있다가 어느날 삼자대면 하는거지ㅇㅇ
ⓛㅅⓛ) {마유즈미 선배) (치히로} (ⓛㅅⓛ
ⓛㅅⓛ) {나(오레)와 나(보쿠)} (ⓛㅅⓛ
ⓛㅅⓛ) {어느쪽을 선택할} (ⓛㅅⓛ
ⓛㅅⓛ) {거에요?) (거야?} (ⓛㅅⓛ
ㅍ_ㅍ) {선택이라니...둘 다 아카시 세이쥬로잖아?)
ⓛㅅⓛ) {......} (ⓛㅅⓛ
>용케 트루엔딩 루트에 들어간 마유즈미
>>어느 한 쪽을 선택하든 다른 한 쪽의 얀데레 각성이 기다리고 있었음
>>>ㅍ0ㅍ) {잠깐 세이브 로드는 없는거냐?!)
서로 마유즈미랑 더 많이 만나고 이야기하려고 기를 쓸거 같다ㅋㅋㅋㅋㅋㅋㅋㅋ
ㅍ_ㅍ) {어제 봤잖아. 오늘도 보자고?) (어제는 도서관에서 시험 공부하겠다더니...!)Oo(ⓛㅅ"ⓛ
ㅍ_ㅍ) {너 그 이야기 두번째 하는거 알지?) (방금 일어났던 일이라더니...!)Oo(ⓛㅅ"ⓛ
ㅍ_ㅍ)oO(한쪽을 선택하면 루트가 갈린다고...?)
ㅍ_ㅍ)oO(세이브로드도 안된다니 이건 정말 고를 수 없잖아?)
ㅍ_ㅍ)oO(동시공략 루트로 가는 수밖에...)
이런 느낌일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혼식날 딱봐도 나 존나 비쌈 광채가 번쩍번쩍나는 시로무쿠 입은 마유즈미가 대여한걸줄 알고 뭐 흘리거나 묻으면 어떡하나 세탁비 엄청나겠지 하고 긴장해있는데 아카시가 그거 어머니가 혼수해오셨던거니까 괜찮다고 말했는데 역효과나서 더 긴장하면 좋겠다
아카시가 마유즈미 발에 빨간 하이힐 신겨주면 좋겠다. 신발 선물하면 바람나서 도망친다던데 하고 마유즈미가 툭 던지니까 아카시가 발등에 입맞추면서 도망칠 수 없을걸요 하고 웃는게 보고 싶다
오메가버스+센티넬버스+네임버스의 적먹이 보고 싶다.
그중 두 성향이 겹치는 사람은 꽤 있지만 셋이 겹치는 사람은 드문 세상임ㅇㅇ
알파이자 센티넬이자 치히로라는 네임을 가진 아카시는 어릴적 어머니가 자신의 가슴에 있는 네임을 지그시 누르면서 세이쥬로의 운명의 상대는 어디에 있을까 하고 웃던 기억이 있음. 딱히 그 기억 때문이 아니지만, 아카시는 자신의 짝은 오메가, 가이드, 세이쥬로라는 네임 셋 중 적어도 둘은 갖고 있어야한다고 생각했음. 효율성의 문제기도 했지. 셋 중 가장 강제적인 관계는 센티넬-가이드니까, 일단 가이드인 사람을 만나야겠고 네임은 가장 강제성이 없으니 가장 나중 순위로 두었지만 이왕이면 치히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좋을거야. 그나마 가장 무난한 상대는 가이드이자 오메가이면서 치히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겠지. 그렇게 풋풋한 첫사랑을 할 나이에 아카시는 이미 계산을 끝내둔 상태였음.
그리고 라쿠잔에서 그 모든 계산을 깨뜨리는 상대를 발견했음. 치히로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남자고, 베타고, 네임은 없고, 가이드는커녕 센티넬조차 아닌 그런 평범한 사람. 이성은 이 사람과의 미래가 없다고 결말을 뻔히 알고 있지 않느냐고 했지만 결국 감성을 이길 수 없었음. 그리고 아카시와 마유즈미는 사귀기 시작했음.
그리고 오년, 아카시는 계속 기다렸지만 마유즈미는 오메가로 발현하는 일도, 가이드로 발현하는 일도, 이름이 생기는 일도 없었음. 둘이 사귀면서 아카시는 폭주를 막기 위해 다른 가이드와 강한 스킨십을 해야했고, 마유즈미는 오메가들이 아무리 아카시에게 추파를 던져도 못 알아차려서 비웃음을 당했어. 사랑은 여전했지만 지칠수밖에 없었지.
그러던 어느날, 둘은 마침내 그 날이 왔다는걸 깨달았음. 더이상 사랑만으로 버틸 수 없는, 헤어질 수 밖에 없는 날이 왔다는걸ㅇㅇ
마유즈미상/아카시
...먼저 말하세요.
아냐 너부터 말해
그다지 좋은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나도 그런 종류는 아니야
같은 이야기인가요
아마도 그렇겠지
제가 나갈게요
응.
키는 짐을 다 옮기고 드릴게요.
도와줄까
괜찮아요
그래...저녁, 탕두부인데 먹을래?
...이미 밖에서 먹고 왔기 때문에
알았어
그리고 사흘 뒤, 텅빈 방안에서 아카시가 준 열쇠를 만지작거리던 마유즈미는 열쇠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나와서 문을 잠구었고, 다시는 열지 않았어.
이 뒤는...모르겠다...너무 손을 놨더니 생각이 안나...:Q
아카시랑 마유즈미랑 멘붕하고 부정하고 고뇌하고 싸우고 버리고 도망가고 쫓아가고 결국에는 자신의 감정을 인정해서 연인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집안과 부모님과 지인과 친구와 기타등등의 반대를 설득하던 시점에서 아카시가 사고로 기억을 잃는게 보고 싶다 고등학생 이후로 기억은 없는데다가 그전 기억도 드문드문 빠져있는데 하필 마유즈미에 대한 기억이 싹 사라짐.
"안녕하세요. 마유즈미상. 고등학교 때 선배라고 들었습니다. 제가 신세를 많이 진 모양이더군요." 하는 아카시와 무언으로 눈치주는 마사오미 앞에서 적당히 장단맞춰주고 돌아온 마유즈미가 아무리 나라도 같은 사람에게 세 번이나 버려지는 기분은 썩 좋지 않네 생각하면서 그대로 동거하던 집에서 짐챙기고 나가서 잠적해버리면 좋겠다.
한편 아카시는 자신이 기억을 잃었다는 소식에 찾아온 모두가 자신에게 뭔가 기대하거나, 신기해하거나, 부정하거나, 차라리 다행이라거나 하는 반응에 지쳐있었음. 기억을 잃은 자신은 아카시 세이쥬로가 아닌걸까. 고민하던 중 찾아온 마유즈미라는 선배가 "기억을 잃었어도 넌 아카시 세이쥬로네." 하고 무심하게 대해주는거에 눈을 크게 뜨면 좋겠다. 설사 비꼬기 위해 나온 말이었지만 의도가 어쨌든 결과는 흔들리던 아카시를 붙잡아준거나 마찬가지였음.
퇴원하고 나서 마유즈미를 다시 만나보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죄다 실패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게모르게 방해당하는게 보고 싶다. 그러다가 내면 깊숙히 잠들어있던 보쿠시가 깨어나고...까지 생각하고 나니까 그 이후 전개는 개그밖에 생각나지 않아 어떡하지...
아카시가 마유즈미 발 씻겨주고 발등에 키스하면 좋겠다 처음에는 이게 뭐하는 짓이야ㅍ_ㅍ하고 간지러워서 꼼지락거리는데 발가락, 발바닥, 발목, 아킬레스건, 종아리, 무릎, 오금, 허벅지 쭉 타고 올라가면서 키스하니까 점점 마유즈미 얼굴이 빨개지면 좋겠다 안절부절 못하다가 치골 가까이 올라오고나서야 밀어내는데 그 손 붙잡고 그대로 입술을 겹치면 좋겠다
신참 악마지만 마왕 아들인데다가 능력이 스게한 아카시가 자기 멘토로 있는듯 없는듯 조용히 현대 문물을 즐기면서 살고 있던 마유즈미를 지명하는게 보고 싶다ㅋㅋㅋㅋㅋ
ㅍ_ㅍ) 이곳이 바로 온리전이라는 곳이다. 여기에서 어떻게 인간의 영혼을 오염시키는지 보여주지
사ㅅ회) 등신대 가격 50만원 나왔습니다. 더 없으세요?
ㅍ0ㅍ)/ 51만원이요
사ㅅ회) 네 50만원 나왔습니다. 3, 2, 1...낙찰되었습니다!
ㅍ_ㅍ) 후후 어때. 자기것이라고 확정했던 물건을 눈앞에서 1만원 차이로 놓친 인간의 고통은
ⓛㅅⓛ)oO(저 등신대 캐릭터는 분명 치히로의 책장에 있던 라노베의 카구야...였던가)
아카시가 마유즈미 발목에 딱맞는 발찌 채워주면 좋겠다 연결고리 없이 금속 통짜로 만들어져서 못벗는 발찌ㅇㅇ
겉으로 동요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을거 같은데 사실 속이 문드러져서 요절하기 직전에 저승 너머의 마유즈미가 내 몫까지 살고 오라고 내쫓는 꿈을 꿨으면 좋겠다
ㅍ0ㅍ) 그렇다고 100년 뒤에 오라는건 아니었어 아카시.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잖아
ⓛㅅⓛ) 늦어서 미안해 치히로. 이제 앞으로는 헤어지지 않을테니까.
이거 보니까 아카시가 만우절에 작정하고 여장하는거 보고 싶다ㅋㅋㅋㅋㅋㅋㅋ레오네 도움 받아서ㅋㅋㅋㅋㅋㅋ
스카프로 어깨랑 목을 가리고ㅋㅋㅋㅋㅋㅋ가슴에 패드 넣고 옅은 화장에 가발도 쓰고ㅋㅋㅋㅋㅋㅋㅋ
만우절에 교복 입고 대학에 갈까 생각하고 있던 마유즈미 자취방에 들이닥치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학 구경시켜달라고 눈을 깜빡거리는 바람에 혼이 빠진 마유즈미 팔짱을 끼고 신나게 돌아다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적: 대학은 넓고 사람은 많으니까 치히로 오니쨩에게 반하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지
적: 그럴 여지를 안주면 되는거잖아? (깜빡깜빡)
마지막 코스는 자취방에서 여장한 그대로 오빠 넣어도 돼요? 하고 떡치는게 좋다
그리고 다음날 대학에 간 마유즈미는 여친 이쁘더라 언니나 여동생 없냐는 질문에 시달린다거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린 아카시랑 메이드 마유즈미 보고 싶다
ⓛ0ⓛ;;; 마유즈미는 남자잖아? 어떻게 메이드를 하는거야?
ㅍ_ㅍ 어른의 사정이랍니다
ⓛ0ⓛ;;; 치히로가 야한거 보고 있어...!
ㅍ_ㅍ 야한게 아니라 라노베랍니다
ⓛ0ⓛ;;; 치쨩 왜 그만두는거야? 내가 나쁜 아이라서 그래?
ㅍ_ㅍ 돈도 벌만큼 벌었으니 다시 공부하러 간답니다
그리고 훗날 아 퇴직하고 싶다 중얼거리는 회사원 마유즈미에게 전속메이드 고용계약서를 내미는 고딩 아카시 보고 싶다
회식 끝나고 좀 과하게 마셔서 반쯤 정신이 없는 마유즈미 부축하는 김에 계약하자는거 응...응...뭔지 모르겠지만 그래...하는거 녹음해놓고 손가락 가져다가 지장 꾹 찍어놓고 다음날 아침에 회사 가야하는데...하는 마유즈미 앞에서 생긋 웃으면서 더이상 회사는 가지 않아도 돼. 내게 출근하면 되니까 하는 아카시 호시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벚꽃놀이하는 적먹 보고 싶다
먹: 그런거 질색이야 사람은 많지 뭔가 사먹을라치면 바가지를 씌우고 진이 다 빠진다고 꽃이야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면 충분하잖아
적: 정원에서 단둘이 하면 되는데 뭐가 문제죠?
먹:
마유즈미가 아카시 얼굴에 약하면 좋겠다
아카시가 그걸 알고 잘 써먹으면 좋겠다
마유즈미가 안돼 절대 안돼 결사반대다 그딴짓 했다가 그날로 우리 사이 끝날줄알아 단호박먹고 쳐내다가 아카시가 살짝 시무룩한 고양이상으로 빤히 보고있으면 안돼안돼안돼안돼돼돼돼로 변하면 좋겠다
>노콘안싸를 해도 되냐는 질문이었음
아카시가 평소처럼 아침 일찍 눈을 떴는데 옆에 잠든 마유즈미 얼굴을 계속 보다가 그대로 다시 잠들면 좋겠다
나란히 주말 늦잠자라
먹: 그래서 왜 불러낸거야? 시덥잖은 일이면 화낼거다 지금도 내 시간을 얼마나 낭비하고 있는줄 알아? 과제 마감이 당장 내일이거든?
적: 마유즈미 선배 저와 사귀어주세요
먹: 하아아?? 지금 라쿠잔 학생회장 겸 농구부 주장 아카시 세이쥬로께서 지금 내게 고백한거냐? 잘못 들은거 아니지? 아니 지금 이 상황 자체가 뭔가 이상한데 좋아 이건 꿈이다 꿈이 분명해 이제 곧 자명종 소리가 들리고...아야! 왜 꼬집어!
적: 알수없는 곳으로 가버리려고 하시길래.
먹: ...아프잖아. 멍들겠다고. 대체 얼마나 세게 꼬집은거야
적: 죄송합니다
먹: 아냐 사과할 필요없는데. 것보다 네가 나를? 대체 언제부터 날 좋아했던거냐 졸업식? 은퇴식? WC 결승전? 설마 옥상에서 처음 눈과 눈이 마주친 그 순간부터는 아니겠지 아니 대체 왜 나야? 너 좋아하는 사람 많잖아. 내가 널 좋아할거처럼 보여? 좋다고 사귀자고 그렇게 순순히 승낙할거 같아? 그래 정답이야
( ⓛㅅⓛ) {지금까지 사귀어본 여친남친은 총 몇명이지?) (하아? 남친따위 있었을까 보냐? 여친은...차원이 하나 어린 애들은 많다만} (ㅍㅅㅍ ) 뿌듯
( ⓛㅅⓛ) {첫키스는?) (액정맛...아픈 곳을 찌르지 말라고} (ㅍ_"ㅍ )
노토토 오오테 존잘님을 핥다가 교류를 시작하고 점점 친해져서 만나기로 하고 약속장소로 나갔는데 아카시와 마주친 마유즈미 보고 싶다
먹: 앗 엠페러님 네 저 지금 까페에 들어왔습니다. 창가 2번째 자리라고요? 앗 저기 계시.....아, 아카시??!
적: 안녕하세요 마유즈미상. 아니 뉴까게님이라고 불러야하나요?
마유즈미가 혼돈과 경악 속에서 스케부랑 사인도 받고 집에 돌아와서 머리 싸매고 데굴데굴 구르면 좋겠다
센티넬 아카시랑 가이드 마유즈미 보고 싶다
아카시가 라쿠잔에 왔는데 교토에 괜찮은 가이드가 없어서 한달에 두번 이상 도쿄에 돌아가야하는데 마유즈미 스카웃하러 왔다가 뭔가 간질간질하게 편안한 느낌을 받고 설마...하고 센터에 데려가봄ㅇㅇ마유즈미가 가이드는 맞긴 맞는데 실력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님. 기준 최저치를 간당간당하게 충족시키는 정도? 그래도 꿩대신 닭이라고 매일 붙어다니고 포옹같은 스킨십도 자주 하고 그러면 좋겠다. 힘이 떨어지는 만큼 좀더 자주 접촉해야하고ㅋㅋㅋ
알고보니 마유즈미는 상대와 오래 붙어다닐수록 그 상대 한정으로 안정시키는 힘이 강해지는 타입인거지 말하자면 맞춤형ㅇㅇ마유즈미가 졸업하면서 임시 파트너를 해제하려고 센터에 갔다가 둘 궁합이 존나 좋아졌다는게 밝혀지면 좋겠다ㅋㅋㅋ
>ⓛㅅⓛ)/[혼인신고서]
농구부 OB모임에서 마시다가 필름이 끊겼는데 일어나보니 모텔에서 다벗고 나란히 자고 있던 적먹 호시인다
정황상 그거...라고밖에 생각을 못하겠어서 어영부영 없는셈 치자고 합의하고 넘어갔는데 그 이후로 이상하게 자주 마주치면 좋겠다
길거리에서도 마주치고 음식점에서도 마주치고 편의점에서도 마주치고 회사 외근에서 마주치고
그러다 같이 밥먹고 영화보고 까페가고 손도 잡고 팔짱도 끼고 포옹도 해보고 뽀뽀도 했는데 정작 말로 좋아한다 한적이 없어서
우리 무슨 사이지?/글쎄요. 섹파...?/섹....섹파?!/음 사귀지는 않지만 섹스는 한 사이를 섹파라고 하지 않나요?/...아 그래...그렇군
이런 느낌으로 둘의 관계를 아카시는 연애로 나아갈 준비를 하는 단계로 보는데 마유즈미는 섹파로 고정해버리는거 보고 싶다
마유즈미 대학가서 운동 안하고 폭식했다가 굶었다가 잠도 불규칙하게 자고 술도 많이 마시고 그래서 어느날 보니까 근육이 빠지고 살이 말랑말랑 잡히면 좋겠다
새내기라서 바빠서 아카시랑 만난지도 오래됐는데 이렇게 몸매가 퍼져버리다니...하고 간만에 만난 아카시랑 로맨틱한 분위기가 되기 직전에 밀어내고 허둥지둥 말돌리고 막ㅋㅋㅋㅋㅋㅋㅋ설마 대학가서 바람피는건 아니겠지 하고 동공 조이는 아카시에게 마지못해서 살찐걸 고백하는 마유즈미 보고 싶다